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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본회의" vs "협조 못해"… 與野, 의사일정 합의 불발

원내수석 만나 협의 시도했지만
與 "26일에 본회의 여는 게 계획"
野 "일방 통보, 향후 일정도 우려"

"26일 본회의" vs "협조 못해"… 與野, 의사일정 합의 불발
양당 원내수석, 협상 테이블로더불어민주당 문진석(왼쪽)·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회의 일정 조정과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 관련 회동을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되면서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3일 여야 협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 개의를 통보했고, 국민의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양보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사일정 협의를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26일 본회의를 개의할 계획이라고 통보했고, 국민의힘은 협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본회의를 여는 게 우리 계획"이라고 했고,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으로부터 26일 본회의 개의를 계획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했음에도 민주당이 일자를 특정해 본회의 개의를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의사일정들도 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장 오는 27일이나 30일에 법사위와 예결위 위원장을 선임하는 본회의가 민주당 주도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날 여야 협의에서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재배분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서다.

법사위와 예결위가 위원장 선임을 마치고 가동되면 추경과 법안 의결이 가능해진다. 민주당은 내달 4일까지인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추경과 쟁점법안들을 처리한다는 목표인 만큼, 국민의힘의 반발을 뒤로 하고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협치를 이룰 기회는 오는 24일 예정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다. 극적으로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 후보자 청문회는 국민의힘이 보이콧 여지까지 남기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800여건이 넘는 자료 요구에 대해 4분의 1 정도만 제출했고, 인사청문특위 증인 채택도 이루지 못해 출석의무도 없는 상태라서다. 사실상 맹탕 청문회가 예정된 것이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후보자는 각종 의혹들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짜깁기한 자료만 제시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이자 버티면 임명될 것이라는 생각의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나서 "김 후보의 자녀와 관련한 의혹들은 이제까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자진 사퇴하기에 차고 넘친다"며 "본질을 회피하는 동문서답식 변명, 북한이 애용하는 자기 입맛에만 맞춘 살라미 전술식 자료 공개, 청문위원에 대한 근거 없는 인신공격 등을 동원해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재산 관련 의혹을 두고 "자금 출처와 관련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 해명조차 하지 않는다"며 "김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