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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임박… 트럼프는 "이란 정권교체" 경고[최악 치닫는 중동정세]

핵협상 거부땐 교체 가능성 언급
이란, 해협 막을지 최종결정 남아
국제유가 오르고 원화가치 하락

호르무즈 봉쇄 임박… 트럼프는 "이란 정권교체" 경고[최악 치닫는 중동정세]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한 뒤 미국과 이란이 날 선 반응을 교환하면서 중동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언급했고,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폭격 후 첫 반응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가는 소폭 상승했고 아시아 금융시장은 장초반 출렁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정권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교체가 없겠느냐"고 적었다. 그는 전날만 해도 "정권교체를 노린 공격은 아니다"라며 애써 확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이란에 강온양면 작전을 펴며 상황통제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교체까지 거론했지만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전쟁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핵 무기를 만들고 보복공격을 하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후 "지금은 평화의 시간이다"라는 글을 올리고 미국 관료들이 긴장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에 달려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선택에 따라 전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메네이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적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면서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오니스트는 이스라엘을 지칭하며,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지만, 봉쇄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석유 해상운송량의 25%,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지나는 핵심 길목이다.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한국시간 오후 2시 기준 배럴당 76.47달러로 1% 남짓 상승했다. 개장 직후는 배럴당 81달러까지 상승했었다. 아시아 증시는 장 초반 하락했지만 대부분 약보합 상태로 마무리했다. 코스피지수는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7.37p(0.24%) 하락한 3014.4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0.98% 하락한 2992.20에 출발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역시 전장 대비 0.13% 떨어진 3만8354.09로 마감했다.


다만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험자산이 크게 위축되자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7원 오른 1384.3원에 거래를 마쳤다. 1387.2원에 마감한 지난 5월 22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다.

pride@fnnews.com 이병철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