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칸스카운티의 석유 생산 시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초대형관통폭탄(MOP)인 ‘벙커버스터’ 폭탄을 이란의 핵시설 3곳에 투하로 이스라엘과 이란간 충돌에 개입하면서 세계 석유 시장이 요동치는 것이 우려돼왔다.
이란이 미국의 폭격에 맞서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유가를 폭등시키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란 의회는 지난 22일 해협 봉쇄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세계 시장이 그동안 크게 바뀌어 봉쇄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오일 쇼크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석유 시장이 미국을 비롯해 수압파쇄법(프래킹)으로 생산되는 셰일 산유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동산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겨도 견딜 수 있는 회복력이 강해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폭격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에너지 증산에 대한 자신감 또한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977년 세계 2차 석유 파동 당시 미국은 원유와 정제유를 연 31억배럴, 1인당 14배럴 어치를 수입했으며 이같은 수입량은 이라크 전쟁이 발생한 2003년까지 이어졌으며 천연가스 수입량도 상당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5년동안 프래킹을 이용한 셰일 에너지 증산 덕에 석유 순수출량이 1인당 2.5배럴로 바뀌었으며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이 되는등 큰 변화가 왔다.
셰일 석유는 노동 집략적이고 기존 시추 방법에 비해 비용이 많이 소요되나 시추 작업 수개월만에 생산이 가능하다.
셰일 석유생산에 힘입어 지난 2016~19년 미국의 1일 산유량은 420만배럴로 증가하면서 이란의 산유량을 추월했다.
우려되는 것은 이란이 다른 주변 국가들의 석유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등 적대적 행위는 주변 산유국들을 적으로 만들어 이란에게는 이득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통계에서 올해 1·4분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이 150만배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협 봉쇄라도 할 경우 이란산 원유 수입에 높게 의존하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동요시킬 수 있다.
중국은 이란 뿐만 아니라 다른 걸프만 국가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므로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순조롭게 통과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도 필수적인 입장이다.
에너지 정보 기업 반다나 인사이츠의 창업자 반다나 하리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미미하다"고 말했다.
CNBC는 이란이 중국까지 자극하기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와 같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 공격을 받을 위험이 높은 시기에 자국의 석유 관련 시설이 표적이 될 위험이 높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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