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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이유 있었네…주담대보다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

신용대출 금리 하락,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곳도 가파르게 늘어난 신용대출…이달에만 1조 폭증

'빚투' 이유 있었네…주담대보다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마켓스퀘어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4.1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3000선에 오른 건 지난 2022년 1월 이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2025.06.2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에 더 높은 금리가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담대 금리가 높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94~5.5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3.69~5.65%로 형성돼 있는 점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0.10%p 가량 낮은 것이다.

A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금융채 6개월 기준 연 3.94~4.94%로 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 주담대 금리(4.02~5.42%)보다 0.08~0.48%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채 5년물 기준 주담대 금리(연 3.69~5.09%)에 비해서도 금리 상단이 0.15%p 낮았다.

B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4.08~5.08%로 6개월 변동금리 주담대(3.95~5.15%)보다 최고 금리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기 때문에 주담대보다 금리 수준이 1.0%p 가량 높은게 일반적이지만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4월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95%로, 당시 취급한 주담대의 평균 금리(3.97%)보다 1%p 가량 높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으로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두 금리 간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4월 은행들이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평균 4.05%로 전년 대비 0.08% 오른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4.35%로 전년 대비 0.60%p 떨어졌다. 이에 따라 두 금리 격차는 0.30%p 밖에 나지 않게 됐다.

'빚투' 이유 있었네…주담대보다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6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05.16. ks@newsis.com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건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영향이다. 신용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23일 기준 2.53%로 1년 전보다 1.03%p 떨어진 반면 주담대 금리에 반영되는 5년물 금리는 2.94%로 같은 기간 0.5%p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신규 코픽스도 지난 5월 기준 2.63%로 1년 전(3.56%)보다 0.93%p 하락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여기에 은행들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로 주담대 금리를 높게 유지한 영향도 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주담대 문턱을 높였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신용대출은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4027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조88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전 '막차' 수요가 몰린 데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빚투(빚내 투자)' 수요까지 더해진 결과다. 이 속도가 월말까지 유지되면 신용대출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 늘어나게 된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데 이어 은행권 현장 점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4조원 넘게 증가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면, 현장 점검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 실태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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