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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저평가·弱달러 '3박자' 맞아떨어져…"내년 4천피 간다"[전성기 맞은 한국 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속
증권사들 내년 상반기 전망 상향
투자자 예탁금 65조까지 불어
단기 조정 가능성은 유의해야

정책·저평가·弱달러 '3박자' 맞아떨어져…"내년 4천피 간다"[전성기 맞은 한국 증시]
2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3129.09까지 치솟았지만, 차익매물 출회로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전일 대비 4.61p(0.15%) 상승한 3108.2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책·저평가·弱달러 '3박자' 맞아떨어져…"내년 4천피 간다"[전성기 맞은 한국 증시]
국내 증시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2500조원을 돌파했으며, 코스닥 시장을 포함한 전체 시가총액은 3000조원 시대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정부의 정책 모멘텀 △달러 약세 △저렴한 밸류에이션 등 '삼박자'가 증시 상승을 이끈 주된 동력이라고 봤다. 내년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최대 4000선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책·달러 약세·밸류 '삼박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내년 상반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일제히 올려 잡았다. 하나증권은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단을 4000으로 제시했으며, KB증권(3700), 신한투자증권(3400), 유안타증권(3300)도 지수의 상단을 대폭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최근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3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돌파 후에도 흐름은 거침없다. 불과 이틀 만에 3100선을 넘기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랠리를 이끈 결정적 요인은 '신정부의 정책 기대감'이다. 이재명 정부가 △상법 개정안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오랜 숙제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달궜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저렴한 밸류에이션도 외국인 수급 유입을 가속화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배당분리 과세 등 포괄적이고 과감한 정책들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며 "매크로 환경으로 보면 달러 약세가 증시의 핵심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총 3000조 돌파 '시간문제'

증권가에서는 시총 3000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관세전쟁도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수의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관세협상이 타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전반적인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증시는 새로운 랠리를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인 투자자들의 복귀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 수급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의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투자자예탁금은 3년 만에 60조원을 돌파한 후 65조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고객예탁금이 60조원을 돌파하고, 시장이 상승했던 것과 유사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객예탁금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객예탁금 증가가 개인의 순매수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조정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일정 부분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는 오는 3·4분기 조정을 거친 후 겨울부터 다시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가 명백히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다. 신정부의 금융정책이 실제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정 리스크도 시장의 잠재 변수로 꼽힌다. 현재 미국 의회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데, 만약 협상이 지연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4일까지 부채한도를 늘리는 조항 등이 포함된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산조정법안(OBBBA)'을 처리하려 하지만, 협상 시간이 촉박하다"며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