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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앞세워 주도권 경쟁

카뱅 이어 KB국민·하나銀 출원
정부 법제화 움직임에 사전대응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빠르게 나서면서 은행권이 상표권을 경쟁적으로 출원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에 이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까지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하고 나섰다. 글로벌 지급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면서 기존 해외송금 수수료 수익을 거둔 은행권이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서두르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특허청에 'KB'에 원화를 의미하는 'KRW'를 조합한 'KBKRW' 'KRWKB'를 비롯해 'KKRWB' 등 총 17개 상표를 9류(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위한 전자금융거래 플랫폼용 소프트웨어 등), 36류(스테이블코인금융거래업, 스테이블코인 전자이체업 등) 2개의 상품 분류로 나눠 총 32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는 스테이블코인금융거래업, 전자지갑 결제서비스업, 전자화폐 지불거래 처리업, 스테이블코인 전자이체업 등으로 분류됐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상표권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출원은 상표권 선점을 위해 우선적으로 등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HanaKRW' 'KRWHana' 등 16개 상표를 출원 신청했다. 하나은행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 가입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협의체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향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진행 및 국내외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특허청에 4개의 상표(BKRW·KRWB·KKBKRW·KRWKKB)를 9류, 36류, 42류(암호화폐 채굴업 등) 등 3개 상품분류로 나눠 총 12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신사업그룹 산하 투자담당 조직은 가상자산 분야 관련시장 동향과 기술, 규제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의 법적·제도적 환경 조성을 공약한 만큼 제도가 마련되면 신속하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소현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