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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3특검 가동에 인지수사 불똥 튈까..野 "나 떨고 있니"

내란특검, 尹 체포영장 청구·출국금지로 수사 본격화
3특검 '인지 수사' 조항에 野 "사실상 무한정 수사" 반발
수사·기소만으로도 타격…"많은 의원들 긴장할 수밖에"
2017년 '최순실 특검' 인지수사에 타격 입은 유승민 사례도
일각서 "8명 이상 의원직 상실, 개헌 저지선 붕괴" 시나리오도

본격 3특검 가동에 인지수사 불똥 튈까..野 "나 떨고 있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5일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팀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국민의힘 내부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3대 특검 전부에 인지 수사 조항이 포함돼 수사 범위를 무한정 확대할 수 있는데다 내란특검법의 경우 '표결 방해 시도' 혐의까지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는 등 국민의힘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까지 예상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특검의 칼날이 국민의힘을 겨눌 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선포는 윤 전 대통령의 독단적인 선택이었고 이미 탈당했다며 선을 긋고 있다. 계엄 선포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도 지난 20일 의원총회에서 12월 3~4일 계엄사태 당시를 복기하며 표결 방해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검의 인지수사 범위가 넓어 국민의힘에 불길이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과정에 대한 언론브리핑 조항도 있어 국민의힘이 여론전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 1월 이를 '독소 조항'으로 규정하며 해당 조항을 삭제한 자체 '계엄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개 특검이 각각 인지 수사를 하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단순히 계엄과 김건희 여사, 채해병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막 끄집어내는 수사로 칼춤을 추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브리핑에 대해서도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든 안되든 마구잡이식 기소로 망신주기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선 내란 특검이 '표결 방해' 수사에 본격 돌입할 경우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부분은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조사 대상이 되거나 기소를 하는 것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많은 의원들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긴장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107명 의원 중 8명 이상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거론됐다. 그는 "내란과 외환은 단순 가담자도 큰 형벌을 받는다"며 "몇 명만 (수사로) 흔들려도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김건희특검법에 대해서도 "공천 문제나 여론조사에 관여한 의원들이 나올 경우 당이 힘든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의원은 이어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당이 일어서기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지방 선거까지 분위기를 연결시켜 당이 쑥대밭이 되는 과정 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많이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지난 2016~2017년 2달여간 가동됐던 '최순실 게이트' 특검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검 활동 기간 동안 청와대 인사와 국정농단 관계자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범보수진영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3특검의 경쟁적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최순실 특검 당시) 많은 의원들이 수사를 받진 않았지만 보수·정부 인사들이 수사를 많이 받은 경험으로 인지 수사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내달 1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차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하는 '원톱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30일로 만료됨에 따른 것이다. 차기 비대위는 오는 8월 중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전망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