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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공부, 뭐부터 해야 할까요?"…사회진출 앞둔 대학생 투자자의 고민 [영앤리치 상담소]

26세 휴학생 A씨, 군 복무 중 주식·가상자산 소액투자 시작
"주변 조언 따라 샀다가 손실…스스로 공부해 투자해야 한다는 필요성 느껴"
노영래 NH투자증권 대리 "종토방 대신 '양질의 검증된 자료' 접해야...'13F 보고서 참고할 것"
"자기 성향·분석부터...산업 위주 접근 vs 개별종목 분석"


"주식 공부, 뭐부터 해야 할까요?"…사회진출 앞둔 대학생 투자자의 고민 [영앤리치 상담소]
26세 A씨가 전역 후 직접 돈을 모아 떠난 배낭여행 당시 사진 /사진=A씨 제공.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 26세 A씨는 '청춘'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대학생이다. 성인이 되자마자 건설인력, 호텔청소 등 다양한 단기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며 본인의 손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자유롭게 여행도 다녔다. 군대에 있는 동안에는 '교환학생' 제도가 대학교를 다니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전역 후 바로 학원 보조강사·고깃집 알바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

그렇게 그는 미국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이후 약 40일간 남미 배낭여행도 떠난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좇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나이에, 사회적 시선에 쫓겨 정해진 트랙대로 취업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 그는 본인의 학부 전공을 살리는 대신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군 복무 시절, 선임 추천으로 시작한 첫 투자

"주식 공부, 뭐부터 해야 할까요?"…사회진출 앞둔 대학생 투자자의 고민 [영앤리치 상담소]
A씨의 첫 투자 수익률 /사진=김현지 기자 /사진=김현지 기자

활발하고 유쾌한 A씨의 투자 도전기는 코로나와 군 복무 시기가 겹쳤던 지난 2021년에 시작된다. 군대 주식에 관심이 많던 선임이 중국드론기업 '이항(Ehang)'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서, 본인도 따라 사 본 것이다. 21달러에 매수한 해당 주식은 한두 달만에 120달러로 뛰었다. 하지만 그는 10년을 바라보고 넣은 돈인 만큼 매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해당 회사가 거짓 뉴스로 주가가 부풀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주가는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16달러 수준이다. 수익률은 -23.8%.

가상자산 투자 역시 군대 동기 및 후임들이 코인 투자를 하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 '카이아(KAIA)' 코인에 투자했는데, 현재 시점 수익률은 -90.2%다.

시험 삼아 소액으로 해본 투자였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제대로 된 투자 공부'를 통해 장기적으로 꾸준한 여윳돈을 마련해보고 싶다고 마음먹게 된다.

그의 최종적인 재무 목표는 '마당 있는 집에서 가족들과 개 두 마리와 함께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투자를 통해서는 월급 이외에도 가족·친구에게 마음껏 베풀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을 꿈꾼다.

NH투자증권 노영래 대리 "투자 실력은 '읽는 만큼' 는다"

NH투자증권 노영래 대리는 A씨처럼 '제대로 투자해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초보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자료를 많이 접하라"고 조언한다.

노 대리는 "요즘 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종토방), 유튜브, 텔레그램, 블로그 등에서 정보를 많이 얻지만, 계속 비슷한 콘텐츠만 반복적으로 소비하게 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실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식에 대한 시야를 넓히려면 기관투자자들의 분기보고서를 참고하고, 양질의 투자서 몇 권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주식에 관심이 많은 2030 투자자들에게 해외 기관투자자의 분기별 보유종목을 확인할 수 있는 '13F 보고서(13F Filings)'를 추천했다. 그는 "여러 유형의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및 분기별 매매내역을 참고해 보면, 막막하기만 했던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리는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성향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상장지수펀드(ETF)나 매크로 분석에 강점을 두는 사람인지, 아니면 개별 기업 중심의 분석이 잘 맞는 사람인지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며 "저평가 우량주를 선호하는지, 아니면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스타일인지도 점검하고, 본인만의 전문 섹터 역시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노 대리는 "투자 관련 서적은 인베스팅(장기투자)용으로 적합하고, 텔레그램 및 유튜브 등의 채널은 트레이딩(단기투자)용으로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틈틈이 서점에 들러 양질의 서적을 고르는 본인만의 안목을 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요즘같이 유동성이 많이 풀리는 장에서는 섹터를 잘 발굴해 트레이딩용으로 올라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