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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연구팀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 땅속 생명까지 위협"

폐마스크 미세플라스틱·첨가제의 토양 생물 독성 규명


GIST 연구팀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 땅속 생명까지 위협"
GIST는 환경·에너지공학과 김태영 교수(왼쪽)와 김종현 박사후연구원(오른쪽) 연구팀이 독일 베를린자유대(Freie Universität Berlin) 등과 수행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수십억 개의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30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환경·에너지공학과 김태영 교수 연구팀이 독일 베를린자유대(Freie Universität Berlin) 등과 수행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 폐기된 마스크에서 유래한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과 화학 첨가제가 토양 생물인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의 생식력과 대사 체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돼 만들어지거나, 상업 및 공업 용도로 생산된 크기가 5㎜ 이하의 고체형 플라스틱 알갱이를 말하며, 예쁜꼬마선충은 토양에 널리 서식하는 약 1㎜ 길이의 작은 생물로 농작물에 영양을 공급하고 토양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 일회용 마스크는 연간 수백억 개에 달하며, 이로 인해 막대한 폐기물이 발생해 수질뿐 아니라 토양 생태계에도 잠재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GIST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폐마스크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한 플라스틱 입자가 아닌, 제조 과정에서 첨가된 특정 화학물질과 결합해 생물학적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최초로 입증했다.

특히 예쁜꼬마선충과 같은 토양 생물의 번식 기능 저하는 생태계 전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어 폐마스크의 생태계 위해성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시급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김태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회용 마스크에서 배출된 미세플라스틱과 마스크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화학 첨가제가 토양 생물에 미치는 복합적인 생물학적 독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마스크 폐기물의 장기적인 환경영향을 평가하고, 친환경적 마스크 소재 개발과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김태영 교수와 김종현 박사후연구원이 주도했다.

공동연구자로서 베를린자유대 김신웅 박사후연구원, 마티아스 C. 릴리히(Matthias C. Rillig) 교수, 브라질 상카를로스 연방대(Universidade Federal de São Carlos) 왈터 R. 왈드만(Walter R. Waldman) 교수, 경북대 김성환 교수 연구팀이 참여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