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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상법 개정 전격 찬성 이유?..“기업 자정 실패”

野 상법 개정 전격 찬성 이유?..“기업 자정 실패”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野 상법 개정 전격 찬성 이유?..“기업 자정 실패”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30일 이사회의 주주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에 전격 찬성 입장을 표했다. 그간 경제계의 우려를 토대로 한 반대입장을 뒤집은 것인데, 그 배경에는 기업이 경영구조 투명화 실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부 기업들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주주권 침해 문제를 고려해 상법 개정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그간 자본시장법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일부 기업들의 행태를 보면 주주가치를 충분히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입장을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다.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한 판단에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입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최초 전임 윤석열 정부가 검토했지만 경제계 반발에 접었다. 그 틈을 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동원해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제계 우려를 고려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오다 개인투자자 손해를 도외시할 수 없어 찬성 입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와 관련,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기업 내부의 자정 실패가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일부 대기업의 대주주들 역시 이제는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지배력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과 주주의 신뢰”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구체적으로 태광산업의 자사주 전량 교환사채(EB) 발행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강행 논란을 거론하며 “일부 대기업에서 여전히 '주주 무시 경영'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법 개정은 소수기업의 일탈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나 포퓰리즘식 논리에 밀려 졸속으로 검토될 사안이 아니지만,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업 스스로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제언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상법 개정안에서 집중투표제를 비롯한 경제계가 우려하는 일부 내용은 수정하거나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세제개혁도 병행해 당근과 채찍을 모두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민간기업에 대한 과잉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세제개혁도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