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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다" 극찬 받았는데..."어제 밤에도 집주인이 가격 내려"

전용 135㎡ 전세 호가 30억→28억원 하락
"7월 내 세입자 못 구하면 8월부터 이자 부담…전세 가격 조정"

"완벽하다" 극찬 받았는데..."어제 밤에도 집주인이 가격 내려"
3일 입주장이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사진=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3300여가구 규모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하룻밤새 2억원 떨어졌다.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와 입주장이 맞물리며 매물은 많지만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 영향 탓에 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자가 적기 때문이다.

4일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의 전용면적 135㎡ 전세 매물은 기존 30억원에서 28억원으로 2억원가량 가격을 낮췄다. 전용 84㎡ 고층 매물 역시 1억원 이상 가격을 내린 사례가 확인되는 등 수천~수억원씩 조정된 물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이플 자이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 재건축을 통해 공급된 초고가 단지로 총 3307가구의 대규모 물량이 지난 6월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을 낀 최상급 입지와 브랜드, 신규 단지라는 3박자를 갖췄지만 입주 사흘 전 시작된 ‘대출 규제’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주말 15억원 선에 올라온 최저가 매물만 전세 거래가 이뤄지자 어젯밤에도 호가를 하락 조정하겠다는 집주인이 있었다”며 “2년 전 래미안원베일리 입주 당시에도 대출 규제가 있었지만 그때는 문의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또 어떤 규제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인지 보러 오는 사람조차 적다"고 귀띔했다.

지난 6월 메이플 자이 전용 84㎡는 49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하지만 같은 평형 전세가는 15억원 수준에 형성되면서 전세가율은 30% 수준에 그쳤다. 현재 아실에 등록된 메이플자이 전세 매물은 1625건이다.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8월부터 수분양자들의 이자 부담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지금 가격을 내리더라도 전세를 빨리 맞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8~9월로 가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집이 빈 채로 12월 겨울방학 이사시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7월 안에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집주인들이 가격 조정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의 6.27 대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원에 그치자 주택 매입을 포기하고 돌아선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메이플자이의 전세가 하락 현상도 일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입주장 때는 한꺼번에 매물이 몰린 데다 이번에는 전세 대출 시 실거주 의무가 생겨 월세가 늘어난 탓에 전세가가 더 떨어졌을 것"이라면서도 "강남 신축은 선호도가 높은 주택 유형이기 때문에 가격이 지속 하락하기 보다는 이번 계약 시점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오를 것"이라고 봤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