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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간극 870원...자영업자들 "최악은 피했지만...부글부글"

지난 3일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 열려
경영·노동계 간극 870원까지 좁혔지만 확정 못해
노동계 990원(9.9%) 올린 1만1020원 제시
자영업자 두 자릿수 인상 아닌 데 일단 안도
하지만 경영계 120원(1.2%) 많은 1만150원 요구
동결 원했던 자영업자 사이에서 한숨은 깊어져

최저임금 간극 870원...자영업자들 "최악은 피했지만...부글부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격차가 870원까지 줄어들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과거 문재인 정권처럼 두 자릿수 무리한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기대했던 '최소 동결'이 사실상 좌절된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6차 수정안을 제출하고 조율에 나섰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노사 요구안 차이를 1470원에서 870원으로 좁혔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우선 당초 자영업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내년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990원(9.9%) 올린 1만1020원으로 제시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활동 중인 자영업자 A씨는 "최저임금은 올라야 하지만 현실에 맞게 올려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때 한방에 올렸는데, 당시 폐단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이재명 정부는 큰 폭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계가 올해보다 120원(1.2%) 많은 1만150원을 요구하며 사실상 동결이 불가능해지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자영업자 B씨는 "최근 경제가 악화하면서 '나홀로 사장'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과거 직원 13명까지 쓰다가 현재 3명으로 줄이고 나는 최소 주6일 근무하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이 조금이라도 더 오르면 직원을 더 줄이고 내가 근무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C씨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최소 1.2%는 늘어날 것이라는 얘긴데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물가도 더 올라가고 지금 같은 불경기에 적절한 건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영업자 D씨는 "최저임금 올라가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건데 정부가 그걸 모를 리가 없고 오히려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특성상 기득권 노동자만 좋아지는 정책"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노사갈등 아닌 노노갈등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10차 전원회의는 오는 8일 오후 열린다. 공익위원 측은 10차 회의에서도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할 전망이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