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에서 목욕을 한 5세 여아가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왼쪽사진=SNS, 오른쪽사진=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중국 푸젠성 샤먼시의 한 온천에서 목욕을 한 5세 여아가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홍콩 매체 오리엔탈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이 아이는 지난 6월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샤먼시의 한 온천에서 목욕을 한 뒤 22일부터 미열과 두통, 구토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 날인 23일, 병원에 입원한 후에는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며 경련을 일으켰다. 결국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어 24일에는 자발 호흡이 불가능해져 기관삽관 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됐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예후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체온과 혈압조차 스스로 유지할 수 없는 상태로, 이는 심장과 뇌 기능에 심각한 손상이 있음을 나타낸다.
아이는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원충이다.
주로 따뜻한 강이나 호수 등 민물에서 서식한다. 코를 통해 들어와 후각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하여 빠르게 증식해 수 시간 내에 주변 조직을 괴사시킨다. 고열, 심한 두통, 구토, 목 뻣뻣해짐 등 초기 증상이 일반적인 뇌수막염과 유사해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염될 경우 사망률은 최대 98%에 달한다. 생존하더라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민물인 호수, 온천, 강, 얕은 연못 등에서 수영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중국 푸단대 화산병원 감염내과 왕 신위 박사는 "이러한 환경에서 수영하는 경우 코를 막는 클립과 수경을 착용하고, 바닥의 침전물을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수영 후 고열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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