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라젠은 개발 중인 차세대 항암 신약 후보물질 ‘BAL0891’이 진행성 위암 치료에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 의료 기반의 바이오마커 후보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열린 ‘제5회 아시아종양학회(AOS 2025)’ 및 ‘제51차 대한암학회’ 공동 학술대회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종양학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암 관련 국제학술대회로, 이번 학술대회는 대한암학회 주관으로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발표된 연구는 복막 전이 및 악성 복수를 동반한 고위험 위암 환자에서 확보한 오가노이드 모델(환자 유래 3차원 세포배양체)을 활용해 BAL0891의 항암 효과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행성 위암은 현재까지도 생존율이 낮고 치료 대안이 제한적인 대표적 난치암으로, 실제 임상에서도 치료 전략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다.
연구 결과 BAL0891은 위암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의미 있는 종양 세포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반응이 확인된 모델에서는 공통된 단백질 발현 패턴이 확인됐다. 라선영 교수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물 반응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후보군을 도출했다.
특히 단백체 분석을 통해 BAL0891 반응성과 연관된 세포주기, DNA 복제, RNA 분해, DNA 손상 복구 등 주요 생존 경로에 포함된 14개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BAL0891의 직접적인 타깃 단백질 발현 수준과 약물 민감도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었음에도, 우회 경로상 핵심 단백질의 패턴을 통해 민감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특정 표적 단백질 발현 여부를 넘어, 다중 요인을 고려한 복합적 바이오마커 발굴 접근법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BAL0891의 효능뿐 아니라, 환자 선별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병용요법 개발 및 맞춤형 치료 설계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가치가 크다.
신라젠 관계자는 “환자 유래 위암 모델을 통해 BAL0891의 정밀의료 적용 가능성과 치료 플랫폼 확립의 기반을 다졌다”며 “향후 고형암 분야 전반에서 정밀 의료 기반의 항암 전략을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