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발부시 20일간 특검팀 조사 받을 예정
기각시 특검팀 동력 떨어질 전망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6시간 40여분만에 종료됐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늦은 밤 나올 예정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5분부터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가 오후 9시께 종료됐다.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재구속 기로에 놓이게 된 윤 전 대통령은 곧장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특검팀은 영장심사에서 178페이지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해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억수 특검보를 비롯해 김정국, 조재철 부장검사와 7명의 검사가 심사에 투입됐다.
특검팀은 심사에서 △체포영장 집행 저지 △국무위원 심의·의결권 행사 방해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계엄 관련 허위 공보 등을 꼬집으며 재판부에 재구속을 요청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구속영장 유출을 통해 피의자와 참고인 등 관계자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증거 인멸 우려를 높인다는 점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검팀은 심사 중 300여쪽 분량의 추가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영장에 적시된 혐의 외 외환 혐의 등 추가 수사를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특수통 출신 김홍일 변호사를 전면에 내세워 배보윤·송진호·채명성·최지우·김계리·유정화 변호사 등 7명이 같이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67페이지의 PPT자료와 함께 68쪽의 의견서도 함께 재판부에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수사가 지극히 정치적 목적에 의한 잘못된 수사라고 반박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법정에 출석해 심사 막바지 20여분의 최후진술을 했다.
양측이 구속 필요성을 두고 대립을 이어가며 심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내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린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 또는 10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은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로 특검팀의 조사를 받게 된다. 기각된다면 서울구치소에서 즉각 석방돼 사저로 돌아가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도 참석했다. 당시 심사는 4시간 50분만에 종료됐는데,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처음 심사에 직접 출석해 45분여간 발언했다.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됐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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