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당국 폐쇄 제동 기조에도
1분기 91곳·2분기 15곳 간판 내려
비대면 거래로 내점객 급감한 탓
4대 시중은행이 올해 들어 100개가 넘는 영업점의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으로 고객에게 비대면 금융거래가 정착되면서 은행 지점을 직접 찾는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위해 은행의 점포 폐쇄를 막는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고객의 발걸음이 줄어든 영업점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올해 상반기에 106개의 영업점(지점·출장소)을 폐쇄했다. 1·4분기 91개를 줄인 데 이어 2·4분기에도 영업점 15개가 문을 닫았다. 이달 4개 영업점이 추가로 폐쇄되면 올해에만 109개가 줄어든다.
신한은행(48개)이 제일 많이 줄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9개, 30개 점포의 문을 닫았거나 점포 폐쇄를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1·4분기 지점 2곳을 출장소로 전환했다.
4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3080개에서 올해 2·4분기 2690개로 3년 반 사이 390개가 줄었다.
은행들이 정치권의 반대나 금융당국의 제동에도 영업점을 닫는 이유는 은행 지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하루 평균 내점고객은 2021년 33만1307명에서 지난해 28만3157명으로 3년 만에 4만8150명(14.5%)이 감소했다. 내점고객은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를 위해 은행 앱을 고도화하면서 최근 고객들은 통장 개설부터 예·적금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 가입과 해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상품 가입도 은행 앱을 통해서 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찾는 것은 복잡한 금융투자상품 상담 정도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금융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WM) 전문 점포나 영업시간 특화점포, 시니어와 외국인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 채널 등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고객이 찾지 않는 지점을 그대로 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서도 "대면영업을 해야 하는 이유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점포 폐쇄보다는 점포 운영의 효율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더 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공동점포를 운영하는 방안은 전국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 ATM이 설치된 공동점포를 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잠시 논의가 멈춘 상황"이라고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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