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래 사진은 왼쪽은 국회의사당, 오른쪽은 미국 의회.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여야정이 힘을 모았다. 한미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들이 20일 방미길에 오른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을 방문해 미 재무장관 등과 오는 23일께 협상에 나선다. 외교부 장관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 한미정상회담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미 특사단도 오는 23일 방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번 주가 한미 관세협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만큼 고위급 연쇄 방미를 통해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미의원연맹, 美 의회, 정부도 만난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한미의원연맹 소속 13명 의원들로 꾸려진 방미단은 이날 출국해 5박 7일 간 미 상·하원 의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미의원연맹은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6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한화오션, HD현대 등 미 관세 영향을 받는 주요 기업 임원들을 만나 요청사항을 취합했다.
기본적으로 기업들은 이미 철강과 자동차에 적용된 품목별 관세 부담과 8월 1일 발효될 상호관세로 인한 파장이 크다는 우려를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기업들은 미 공장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에도 관세를 물어 '이중관세'를 호소했다.
방미단은 앤디 김 상원 의원과 영 김 하원 의원 등 한국계 의원들을 비롯해 산업별 영향력이 큰 의원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전한다. 이외에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도 찾아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주의원들도 면담할 계획이다. 거기다 미 정부 인사들과도 비공개로 접촉해 직접 설득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방미단에 속한 한 의원은 파이낸셜뉴스에 "한미 의원외교는 원칙적으로는 미 정부 측은 만나지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면담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재·산자·외교장관, 특사단도 '방미'
지난 주 국민의힘은 관세협상 주체인 구윤철 기재부·김정관 산자부·조현 외교부 장관의 임명을 도왔다. 정부의 관세협상 시급성 호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구윤철 기재부, 김정관 산자부 장관은 취임 직후인 오는 22일께 방미길에 올라 미 정부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등 카운터파트를 만나 관세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양국 재무·통상 수장이 함께 회의를 하는 '2+2 고위급 협의체'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정부들어 첫 '2+2 고위급 협의체'회의가 된다.
정부는 그간 조선, 방산, 에너지 등 제조업 전반의 협력을 협상카드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 온라인플랫폼법 개선 등 국내 정치적 민감성이 큰 사안도 요구하고 있어 정부 내부 분위기는 신중하다.
외교부 장관도 21일 취임식 뒤 방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관세 협상 시한 전까진 워싱턴을 방문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서는 한미 관세협상과 함께 진행되는 안보 패키지 논의와 한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 등이 집중 협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미 특사단도 23일 방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 행정부 고위급과의 면담 일정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외통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조현 후보자가 임명에 협조해주면 당장이라도 미국에 달려가서 관세협상을 측면지원하겠다고 이야기했고,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아는 인사라 협조하게 됐다"고 밝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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