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尹 통화 '사실상 확인'...개신교계 구명 로비 의혹도 수사 확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이 지난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이른바 'VIP 격노설' 회의 참석자로, 지난 11일 특검팀의 소환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정민영 채상병 특검보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18일 김 전 차장을 피의자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조사는 지난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른바 '격노설'이 불거진 대통령실 회의와 관련된 내용이 중심이 됐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을 차례로 조사해 온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해 왔다. 정 특검보는 "특검이 파악한 회의 상황에 대해 김 전 차장을 상대로 재차 확인하는 내용으로 주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이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특검은 계속해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 측이 낸) 의견서에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적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저희는 이 전 장관 입장과 별도로 확인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장관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기 직전인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께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채상병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의 출발점으로 지목돼 온 '02-800-7070' 번호의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약 2년 만에 확인된 셈이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은 당시 통화가 격노에 따른 것이 아니라 통상적인 업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개신교계 구명 로비' 의혹 관련,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실체를 확인한 뒤 관련 인물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18일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주요 피의자 및 참고인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정 특검보는 "구명 로비 중에 개신교가 통로로 이용됐을 가능성에 대해 별도로 저희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며 "종교적 상담 내지 기도를 해준 것이라고는 하는데, 그 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루된 개신교계 인물에 대한 소환 여부에 대해선 "당장은 아니고 압수물 분석이 진행된 다음에 부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첫 신병 확보에 나섰다. 오는 22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이금규 특검보와 이정민 부부장 검사 등 특검팀 검사 4명이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이 박정훈 대령의 1심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 국회에서 한 증언 내용들이 특검 입장에서 객관적인 사실과 배치된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종합해 볼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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