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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민생쿠폰 신청하러 왔어요" 시민들 북적…소상공인도 매출 기대감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 날 주민센터 북적
신청 시민들 "생필품 사거나 외식할 때 사용"
자영업자들도 매출 회복 기대감 커져

[르포] "민생쿠폰 신청하러 왔어요" 시민들 북적…소상공인도 매출 기대감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2동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처로 한 남성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오늘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일 맞죠?"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2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이른 아침부터 센터 앞에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정부가 소비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민 1인당 기본 1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비쿠폰은 온라인뿐 아니라 관할 주소 읍면동 주민센터나 제휴은행 영업점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이날 오프라인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은 영업시간 전부터 기다렸다. 대부분 운동복이나 반팔 티셔츠 등 편안한 차림으로 방문했으며, 대기하는 동안 시민들 사이에서는 "오늘이 신청일 맞느냐", "뭘 챙겨야 하느냐"는 질문이 오갔다.

서초2동 주민센터는 일반 민원 업무와 혼선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소비쿠폰 신청 전용 접수처를 마련했다. 오전 9시께 센터 영업이 시작되자, 대기 중이던 시민들은 접수처에서 번호표를 받고 차례를 기다렸다. 직원들은 시민들에게 "출생연도 끝자리가 1이나 6이 맞냐"고 확인하며 차례대로 접수를 받았다.

주민센터를 찾은 박모씨(69)는 "소비쿠폰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는지 유튜브로 미리 공부하고 왔다"며 "일찍 온 덕분에 5분 만에 바로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청일이 아님에도 정보를 미리 확인하거나 문의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한 시민들도 있었다. 윤모씨(88)는 "오늘 신청하는 날이 아니지만 운동하러 나왔다가 신청 시기를 한번 문의해 보려고 들렀다"며 "쿠폰을 받으면 장도 보고 외식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아현동 주민센터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80여명의 신청자가 방문했다. 아현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신청 요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왔다가 돌아간 경우도 있었고, 대리 신청이나 가족 통합 신청 관련 문의가 많았다"며 "오늘 신청 첫날인데도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르포] "민생쿠폰 신청하러 왔어요" 시민들 북적…소상공인도 매출 기대감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한 가게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매장'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장유하 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줄어든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쿠폰 지급 첫날인 이날 일부 매장에서는 일찌감치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 스티커를 부착하고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스티커 신청을 마치고 배송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서울 중구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70대 이모씨는 "지난 12·3 계엄 이후로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쿠폰은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사하는 사람들도 다들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67)도 "지금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힘든 상황이고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재래시장도 거의 다 죽었다"며 "소비쿠폰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맞다"고 말했다.

한편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카드사 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안정화는 됐지만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밖에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 앱에서도 '접속자가 많아 일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구가 안내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는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약 8주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을 받는다. 1인당 기본 15만원이며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40만원이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 9개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 콜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연계된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도 된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최승한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