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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카드사 수익성 더 나빠진다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
카드론까지 규제 대상 포함된 탓
알짜카드 단종 등 비용절감 주력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의 영향으로 하반기 '카드론 위축'이 예상되면서 카드사 수익에 비상등이 켜졌다. 카드론까지 끌어다가 주택 구입 자금으로 활용하는 통로를 틀어막겠다는 취지에서 금융당국은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분류해 제한하기로 했다. 신용판매 부진의 대안으로 카드론을 늘려온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5148억원으로 전월대비 0.33% 감소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2월 역대 최대치인 42조9888억원을 기록했다가 부실채권 상각 등으로 지난 3월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후 다시 증가세를 2개월 연속 이어가다가 지난달 감소로 전환됐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금융당국에 자율적으로 카드론을 관리하겠다고 계획을 제출한 바 있고, 분기 말에 이뤄지는 부실채권 상각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줄었다"며 "하반기부터는 대출규제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카드론 잔액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 확대에 주력해왔다. 현재 카드사들은 전체 카드수익의 20% 가량을 카드론으로 채우고 있다. 지난 1·4분기에는 카드론의 비중이 24.5%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론 감소가 이어지면 카드사 수익 구조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카드론까지 규제에 포함한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올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이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 카드론까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했다.

올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 상황이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은 자동차할부금융과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등으로 수익 다변화 중이지만 줄어든 카드론 수익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자동차할부금융은 올해 1·4분기 기준 6개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은 1조2974억원이지만 수익은 1076억원에 그친다. 동기간 카드론 수익은 1조3243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업종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는 PLCC 사업에 카드사들은 집중하고 있지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익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카드사는 전반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 모습이다. 실제 일부 카드사에서는 최장 6개월까지 제공됐던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이달 들어 축소하거나 이른바 '알짜카드'를 단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고, 가맹점 수수료, 카드론 규제 등 문제가 있어서 마케팅 등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선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