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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모노레일 또 미뤄져… 이번엔 시공사가 문제

자금난에 하부 승강장 공사 포기
구청장 1호 사업인데 지연 잇달아
"사전검토도 제대로 안해" 비판도

천마산 모노레일 또 미뤄져… 이번엔 시공사가 문제
부산 서구 천마산 모노레일 건설사업의 하부 승강장 건설 현장. 사진=변옥환 기자
부산 서구의 구청장 공약사업인 천마산 모노레일 건설사업이 시공사 자금난으로 계약 해지되면서 사업이 무기한 중단됐다.

23일 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천마산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 공사를 진행했던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하부 승강장 건설을 맡은 A건설사는 지난해 9월부터 채권 압류 등으로 인해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에 참여했던 하도급 업체는 대금을 받지 못하자 공사장 입구에서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서구는 A건설사에 수차례 계약 이행을 요청했으나 끝내 공사 진행 포기 의사를 밝혀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됐다. 향후 구가 새 시공사를 선정할 때까지 사업은 무기한 멈추게 됐다.

공사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2020년 하반기 착공 계획이 비석마을 원주민 이주 문제와 보상 갈등 문제로 1년가량 늦춰진 바 있다. 공사 중에도 모노레일 노선 구간에 낙석사고 우려와 공사 구간 6세기 중반 토기 등 유물이 발굴되는 여러 문제들이 잇달아 나오며 노선 변경 조치 등에 따라 사업 기간이 늦춰졌다.

지연된 만큼 건설비용도 점점 불어났다. 사업기본계획을 세운 시기인 2019년 부산시 지방투자심사 당시 사업비는 190억원으로 책정됐으나, 공사 기간이 계속 늘어나며 필요 사업비도 증가해 현 예산은 314억원에 달한다.

구는 시와 협의를 통해 390억원까지 예산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구의회에선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명희 의원은 "구청장 1호 공약 사업이라 사전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면이 있다. 사업은 통과가 됐지만 공사기간이 늘어날 때마다 관련 비용을 추경하며 예산도 계속 불어났다"며 "계약이 어떻게 이뤄졌길래 하도급 문제 등이 일어난 건지도 살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구 관계자는 "시공사가 채권 압류 등에 따라 공사 진행이 어려운 상태가 돼 결국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며 "새로운 시공사의 계약 방식에 대한 내부 검토를 곧 마치고 공고를 올려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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