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윤희 선임연구원, 구교환 선임연구원, 박수현 박사후연수연구원(오른쪽 위부터 반시계방향) .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혈액 속 암세포에서 나온 엑소좀이라는 아주 작은 입자의 ‘딱딱함’만으로도 폐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구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는 단일 엑소좀을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새로운 액체생검 기반 폐암 진단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24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따르면 DGIST 바이오메디컬연구부 이윤희·지능형로봇연구부 구교권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암세포가 가진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진 세포들에서 엑소좀을 분리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원자힘현미경(AFM)을 이용해 엑소좀 하나하나의 표면 강도, 높이-반지름 비율 등 나노 수준의 물리적 특성을 고해상도로 측정했다.
비소세포폐암(NSCLC)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어렵고,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측정 결과 암세포가 가진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엑소좀의 물리적 특성도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엑소좀의 이 같은 나노역학적 특징을 더 정밀하게 분류하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했다. 원자힘현미경으로 획득한 엑소좀의 높이 및 강도 정보를 이미지화하고, 이를 딥러닝 기반 CNN(DenseNet-121) 모델에 학습시켜 엑소좀의 유래 세포를 분류하도록 했다. 그 결과 A549 유래 엑소좀은 96%라는 매우 높은 정확도로 구별됐고, 전체 평균 AUC는 0.92에 달했다.
이는 형광 표지 없이도 엑소좀의 물리적 특성만으로 고정밀 분류가 가능한 차세대 액체생검 플랫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윤희·구교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소량의 엑소좀 샘플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폐암을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임상 시료 검증과 고속 원자힘현미경 플랫폼의 접목을 통해 기술의 실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Analytical Chemistry’에 2025년 7월 8일자로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