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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고 결혼하려고"…'지게차 결박' 이주노동자 학대 참은 사연

"집사고 결혼하려고"…'지게차 결박' 이주노동자 학대 참은 사연
전남이주노동자 인권 네트워크

[파이낸셜뉴스]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지게차 괴롭힘을 당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가 귀국 후 결혼 등 계획을 위해 사내 가혹행위를 참았다는 심경을 전했다.

24일 피해 노동자 A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상사가) 욕을 많이 했다.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5분 정도 매달려 있었다. 마음이 너무 다쳤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사내 가혹행위에도 참은 이유로 결혼 등 장래 계획을 들었다. 전남 이주노동자 인권 네트워크는 “A씨가 스리랑카에서는 한 7년 정도 버스, 승용차 운전을 하셨다고 한다. 한국에 들어와서 이렇게 가혹행위를 당했는데도 참고 일했던 것은 일정한 급여가 있고, 그 급여를 가지고 본국에서 집을 사고 사귀는 분과 결혼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결국 그 과정들 속에서 폭언을 받다 보니까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주변에 ‘살려 달라’고, 사회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공장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가해자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너무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공장 대표 역시 “사무실에서만 있어서 현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됐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A씨는 전남 나주 소재 벽돌 제조 사업장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 지게차 자재에 A씨를 비닐 테이프로 결박한 채 운행한 영상이 공개됐는데, 50대 한국인 운전자가 A씨 업무가 미숙하다며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에서는 동료들이 웃으며 A씨를 조롱하는 모습도 그대로 담겼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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