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72조… 5년간 22조 증가
체질 개선·미래산업 전환 가속화
혁신 금융 서비스 수출도 박차
올해 들어 상장 증권사 시가총액이 반년 만에 2배가량 급등하며 국내 증권산업이 '성장산업'으로 조명받고 있다.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또한 5년간 22조원 늘어나면서 업계 전반의 체질 개선과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신영증권·한화투자증권·대신증권)의 시총은 올해 2·4분기 말 기준 43조4448억원으로, 연초(22조7500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총 규모 1위는 미래에셋증권으로 12조2333억원을 기록했다. 연초(4조7001억원)와 비교했을 때 증가율은 약 163%에 달한다. 이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7조7793억원 △삼성증권 6조5546억원 △NH투자증권 6조5141억원 △키움증권 5조8726억원 △한화투자증권 1조3989억원 △대신증권 1조261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의 자기자본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메리츠·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약 72조1051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20년 49조8877억원과 비교하면 22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자기자본 규모 1위 미래에셋증권(12조3338억원)을 필두로 증권사들은 자본력을 키우며 성장 기반을 마련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4분기 자기자본 7조36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6조9042억원) 대비 15.62%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020년 5조원대의 자기자본에서 올해 1·4분기 9조원대로 확대됐다.
자본력 강화는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KRX 증권지수는 올 들어 95%가량 올랐으며, 다수 증권사들은 두 자릿수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국내 자본시장 전반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증권사들은 단순 중개 역할을 넘어 연금, 자산관리(WM), 디지털 등 전방위 금융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극 수용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국내 금융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글로벌전략가, GSO)의 10여년 전 예측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2015년에는 증권업이 저금리, 저성장 기조 속에서 정체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박 회장은 "증권업은 성장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대우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금융회사의 본질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데 있으며 그 역할이 커질수록 자본시장은 성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향후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등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상품 취급 역량과 직결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가, 해외 시장 진출, 인수합병(M&A), 디지털 자산 등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 상황 속에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확보가 필수 과제가 됐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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