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14차 3.3㎡당 2억 돌파
단지 평당 평균 시세 첫 2억 넘어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3.3㎡(평)당 단지 평균 시세가 2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4차'이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 끝판왕'으로 불리는 압구정 노후 단지 가운데 가장 핵심지역인 3구역에 자리잡고 있다.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현대14차 3.3㎡당 시세가 2억49만원을 기록하며 2억원 벽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1억9717만원을 기록했다. 한 달새 1.7% 가량 상승한 것. 지난 3월에는 1억5951만원에 불과했다.
3구역에 위치한 이 단지는 전용 84㎡(공급면적 29·30평형) 단일 평형 388가구로 이뤄졌다. 지난 6월에는 사상 최고가인 62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해당 평형은 1년 전인 2024년 8월에 44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인근 H 중개업소 관계자는 "6·27 대책 이후 거래가 끊기고 호가가 떨어졌지만 제일 저렴한 물건이 65억원에 나와 있다"며 "원래는 70억원에 나왔던 물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잠깐 가격 조정기에 들어갔는데 시간이 지나면 상승 여력은 매우 큰 단지이다"고 덧붙였다.
현대14차가 중형 위주로 구성된 점도 3.3㎡당 시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3.3㎡당 시세는 중소형 평형이 대형 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압구정은 현재 24개 단지가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들 아파트 대부분이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3.3㎡당 단지 시세 기준으로 현대14차 다음으로 비싼 단지는 ‘현대13차’로 1억8166만원이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복병이었던 층수 규제인 ‘35층 룰’이 폐지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층수 규제 폐지로 초고층 단지 건립이 가능해 졌고, 한강 조망 가구도 크게 늘면서 시세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업이 가장 빠른 압구정2구역의 경우 올 9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규제 이후 관망세가 짙어졌지만 현금 부자들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오히려 규제가 초고가와 중저가 아파트의 양극화 격차를 더 키우는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