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9442억원 규모 LFP배터리 계약 체결 공시
테슬라에 공급 추정...향후 실적 탄력 받을 듯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LG에너지솔루션이 6조원 규모의 초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주 계약을 따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이 수주한 단일 계약 중 최대 규모다. 계약 상대는 비공개됐지만, 시장에선 북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추정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 체제 구축으로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43억 달러(한화 약 5조9442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를 해외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의 23.2%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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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은 오는 2027년 8월 1일부터 2030년 7월 31일까지다. 다만 추후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협의에 따라 총 계약기간을 7년까지 연장하고 이에 따른 물량을 추가 공급할 수 있어 향후 배터리 공급 규모 확대를 비롯해 매출액 확대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과 수명, 안정성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보급형 전기차나 배터리 크기나 무게에 큰 제약을 받지 않는 ESS 등에 주로 쓰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 상대에 대해 '경영상 비밀유지 필요'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과 시장에 따르면 테슬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전기차뿐 아니라 북미에서 ESS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용으로 전환하고 지난 5월부터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북미에서 대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를 현지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꼽힌다.
그동안 ESS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였다. 중국 ESS용 배터리가 글로벌 ESS 용량의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 부과는 물론, 테슬라 역시 지난 4월 중국에 대한 관세 부담을 거론하며 에너지 사업에서 중국 외 공급망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움직임에 LG에너지솔루션이 발 빠르게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것이 이번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기차 수요 정체 현상이 지속되며 둔화했던 실적도 ESS시장 공략으로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워낙 강세인 분야라는 점에서 이번 계약 체결이 더 의미 있다고 본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탈중국 공급망 기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발 빠르게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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