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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가치소비'가 뜬다..."조금 비싸도 친환경 제품 구매해요"

대한상의, 1020대 소비 트렌드 조사
10명 중 7명, 조금 비싸도 ESG 제품 구매 의사
과반 이상, 입사 결정에 ESG도 고려
짠테크, 미닝아웃, 아로하 등 新풍조

Z세대 '가치소비'가 뜬다..."조금 비싸도 친환경 제품 구매해요"
지난 5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 축제 현장이 학생들로 북적인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1. 취업준비생 이서현씨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건식품(식물성 원료로 만든 음식)을 찾고, 제품을 살 때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실천 여부까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위 친구들도 평소 신념에 따라 브랜드 선택을 하는 편이다"라고 소개했다.

#2. 서울 소재대 4학년인 최인서씨는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자는 마음으로 리필스테이션(개인용기 사용)을 하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Z세대 '가치소비'가 뜬다..."조금 비싸도 친환경 제품 구매해요"
대한상의 자료 캡처

1020대 연령대인 일명 'Z세대' 10명 중 7명이 "조금 비싸도 기꺼이 ESG,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가치소비(Meaning Out·미닝아웃)'가 한국사회의 신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7~28세 (1997년~2012년 생) Z세대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경영과 소비 트렌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조금 비싸더라도 ESG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 하겠다'는 응답이 66.9%에 달했다. 반면, 비싸면 지불할 의사가 없다는 답변은 8.1%에 불과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거나 문제가 있는 기업의 제품은 '보이콧'(불매)하는 단호한 모습까지도 나타냈다. 비윤리적이거나 ESG와 관련해 부정적 이슈로 제품 구매 중단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엔 '구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 63.7%, '구매중단 경험 없다' 36.3%로 조사됐다.

Z세대 '가치소비'가 뜬다..."조금 비싸도 친환경 제품 구매해요"
상의 자료 캡처

ESG 분야별 시급한 개선이슈로는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 '포용성 부족한 조직문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부족'을 꼽았다. 또한 업사이클링 패션(32.0%), 비건·대체 단백질 식품(25.1%), 리필 스테이션 이용(22.2%) 등 다양한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실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청년들은 기업 ESG 활동의 진정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특히 '그린워싱'(친환경성을 과장하는 등의 기만행위)문제에 대해 응답자의 65.4%가 우려를 나타냈다. ESG에 대한 진정성없이 단순 홍보수단으로 삼을 경우, 청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2%)은 "취업이나 이직 시, 지원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확인하거나 입사 여부의 고려사항"이라고 답했다.

상의는 Z세대만의 소비관에 주목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소비 키워드로 절약을 중시하는 '짠테크'(32.9%)에 이어 자신의 신념을 소비로 증명하는 '미닝아웃'(26.5%), '아보하'(23.3%)를 꼽았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의 줄임말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만족과 행복을 찾는 라이프스타일 및 소비를 뜻한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지속가능경영에 소극적인 기업은 미래 국가경제의 주축이 되는 Z세대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며 "사회적가치페스타 등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8일부터 그달 30일까지 13일간, 전국 17~28세 (1997년~2012년 생) 350명을 대상으로 구글 온라인 링크를 통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2%p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