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과 창출 동기 부여
3년간 주가 따라 자사주 지급
주가 100% 오르면 2배 보상
기업·주주가치 제고 효과
인재 중심 경영철학 제도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25일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실적 개선으로 1년3개월 만에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재입성한 삼성전자가 반등의 기세를 4·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가기 위해 보상 확대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통 큰 결단 아래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새로 도입해 핵심인재 유입에 힘쓰고, 주가 부양 등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JY '인재경영'… 동기부여·인재 영입
삼성전자는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회사의 미래 중장기 성과 창출에 대한 임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PSU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도입하는 PSU는 향후 3년간 주가 상승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제도로, 회사 주가가 많이 오를수록 임직원 보상 규모가 비례해서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년의 단기성과를 보상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는 별개로 추진되며, 회사의 미래 성과와 연동해 주식으로 보상하는 선진형 보상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지급 규모는 직급에 따라 다르다. CL1~2 직원에게는 삼성전자 보통주 200주, CL3~4 직원에게는 300주씩을 지급하기로 이달 중 약정하고 3년 뒤 주가 상승폭에 따라 지급주식 수량을 확정해 2028년부터 3년간 균등분할 지급할 계획이다. 주가 상승폭에 따른 지급 배수는 올해 10월 15일 기준 주가와 2028년 10월 13일 기준주가를 비교해 상승률이 △20% 미만 시 0배 △20~40% 미만 시 0.5배 △40~60% 미만 시 1배 △60~80% 미만 시 1.3배 △80~100% 미만 시 1.7배 △100% 이상 시 2배다.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9만1600원으로 마감됐다. 이 경우 PSU 기준주가는 약 8만5000원이 될 전망이다. 기준주가는 기준일 전일로부터 1주일, 1개월,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의 산술평균이다. 즉, 향후 3년 동안 10% 정도 더 오르면 주식 지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3년 뒤 2028년 10월 13일 주가가 2배로 뛴다고 가정하면 주당 약 17만원이 되고, CL3~4급 직원은 600주를 받게 된다.
이번 인센티브 제도 도입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인재를 붙잡고 조직 결속을 다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강조해온 인재 중심 경영철학이 제도적으로 구현된 셈이다. 이미 메타나 구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주식 보상 등을 비롯한 파격적 보상안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가 임직원 1인당 평균 1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며 내부 결속과 인재 영입에 힘을 싣고 있다.
■JY, 인사서도 '통 큰 결단' 나올까
곧 예정된 삼성전자 인사에서도 이 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는 이 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완전히 벗은 만큼, 신상필벌을 필두로 한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관전 포인트는 △컨트롤타워 복원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의 대표이사 선임 등이다. 과거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해체됐고, 현재는 공식 컨트롤타워 없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경영진단실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노 직무대행의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도 있다. 노 직무대행은 지난 4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별세로 DX부문장 역할을 맡아 왔다.
이후 갤럭시S25 시리즈, 폴더블 신제품 흥행에 성공하며 상반기 반도체 부진을 어느 정도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27일 이 회장의 취임 3주년 메시지가 공표될지도 관심사다. 부진을 털어낸 삼성전자가 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할 수 있어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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