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안경비대, 파나마 국적 '벨라1'호에 승선 검색
공식 나포 여부는 아직 미확인, 나포되면 이달 들어 3번째
베네수엘라 주변 봉쇄 강화, 마두로 정부 석유 무역 막아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인근 해역 봉쇄에 나선 미국이 3번째 유조선 나포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1척을 추가로 추적해 승선 검색을 실시했다. 해당 선박이 미국에 공식적으로 나포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의 해상 위기 관리 단체인 뱅가드와 미국 관계자는 이번에 해안경비대가 승선한 유조선의 선명이 ‘벨라1’이라며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벨라1호는 석유 선적을 위해 베네수엘라로 가는 중이었다고 알려졌다. 파나마 국기를 달고 있는 해당 선박은 지난 2021년 베네수엘라 석유를 중국으로 수송했으며 이란산 석유 수송 이력도 있다.
미국 관계자는 “이번 추적 대상은 베네수엘라가 불법 제재 회피 활동에 이용하는 ‘암흑 선단’에 속한 선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선박이 위조 국기를 게양하고 있으며 사법 당국의 압류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해안경비대는 제재를 회피하는 유조선을 단속한다며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미국 해군의 지원을 받아 유조선 ‘스키퍼’호를 억류했다. 스키퍼호는 나포 당시 어떠한 국기도 게양하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선박은 미국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당시였던 2022년부터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및 이란과 연관성 때문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은 지난 20일 새벽에도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파나마 국적 유조선 ‘센추리스’호를 나포했다. 당시 백악관은 문제의 선박이 “도난 석유를 운송한 위장 국적 선박”이라고 주장했다. 벨라1호가 정식으로 나포되면 이달 들어 3번째로 미국에 나포된 유조선이 된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지만 저품질과 기술·투자 부족으로 일평균 약 1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 등에 헐값으로 넘긴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7년 1기 정부 당시 독재 논란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대립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기 정부를 시작하면서 다시 마두로와 충돌했다. 그는 지난 2월 베네수엘라 마약 조직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마두로가 마약 조직의 수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월에는 마두로 체포 보상금을 2배로 올렸다.
미국 해군은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을 단속한다며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공격했다. 지난달에는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을 포함한 항모전단까지 베네수엘라 인근에 도착했다.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는 지난 9월 초 이후 미군에 의한 최소한 28차례 공격으로 104명 이상이 사망했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마두로 정부를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하고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전면 차단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