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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방산 ETF 수익 100% 훌쩍… 반도체 레버리지도 약진

수익률로 본 2025 ETF 결산
AI 훈풍에 전력인프라 테마 강세
수출 확대 기대감 방산도 고수익
지수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에선
반도체 상품이 200%대로 1~3위

전력·방산 ETF 수익 100% 훌쩍… 반도체 레버리지도 약진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전력과 방산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ETF 시장이 300조원 입성을 바라볼 만큼 대거 자금이 몰리고, 증시가 상승 기조를 이어가면서 수익률 100%를 넘어선 관련 ETF가 속출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ETF시장에서 원자력·전력 등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AI 기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감에 원자력과 전력 관련주가 주목받으면서 ETF도 크게 뛰었다. 전날 기준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레버리지 제외)는 HANARO 원자력iSelect로 상승률이 182.83%에 달한다. 이어 KODEX AI전력핵심설비(153.79%), HANARO 전력설비투자(149.91%), ACE 원자력TOP10(145.34%) 등이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방산 테마 ETF도 고수익을 냈다. PLUS K방산(170.10%), TIGER K방산&우주(155.12%)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금값 상승으로 금 채굴주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이 올 들어서만 155.78%의 성과를 내며 3위에 올랐다.

지수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반도체 ETF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TIGER 200IT레버리지(261.49%),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257.49%), KODEX 반도체레버리지(254.06%)가 폭등하며 전 종목 수익률 상위 1~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간 ETF 상장 건수가 매년 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 ETF는 170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자산별로는 주식형이 가장 많았고, 테마별로는 AI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는 파킹형 ETF인 'TIGER 머니마켓액티브'로 총 4조2254억원이 몰렸다. 같은 기간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도 3조5089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를 보이자 안전지대로 꼽히는 파킹형 ETF에 자금이 모인 것으로 풀이된다. TIGER 머니마켓액티브와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머니마켓펀드(MMF)형으로, 만기 3개월 이내의 채권과 기업어음을 담아 하루만 투자해도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금리 변동에 비교적 덜 민감하고 유동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임 연구원은 "AI 산업에 대한 수익성 논란으로 변동성이 확대되자 MMF 상품의 주간 순유입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파킹형 ETF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미국 증시 지수 추종 ETF도 자금유입 상위권을 차지했다. △TIGER 미국S&P500 3조9575억원 △KODEX 미국S&P500 2조9063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 2조2826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 1조8044억원 등이다.

원자재 ETF도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금값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은 올해 각각 2조2363억원, 799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수익률 역시 각각 62.63%, 43.1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선 내년에도 AI,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거품론' 우려가 점차 걷히면서 반도체, 로봇 등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기술주 중심의 실적전망 상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AI, 반도체, 전력, 원전에 대한 우선순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