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신발 끈 묶자"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재충전 독려...내년엔 '속도전'이다

종무식 등 형식적 행사 지양
임직원 겨울 휴가 등 연차 소진 유도
최장 9일까지 공동 연차 지정도
내년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격변
경영 난이도 상승...속도 경영 주목

"신발 끈 묶자"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재충전 독려...내년엔 '속도전'이다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요 그룹들이 내년 초 인공지능(AI) 등 산업질서 급변, 고환율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 경영'을 예고하며, 연말 차분한 가운데 새해 준비에 돌입했다. 경영 난이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대비를 위해 세밑 별도의 종무식 등 형식적 행사를 자제하며, 임직원들의 재충전 시간 확보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차분한 가운데, 새해를 맞이하는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발 끈 묶자"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재충전 독려...내년엔 '속도전'이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뉴시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 글로벌 전략회의에 이어 지난 22일 이재용 회장 주재 반도체 전략회의, 독일 전장 기업 인수까지 마친 상태로, 종무식 없이 연말 일정을 정리한다. 상당수 직원은 자율적으로 남은 휴가를 사용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 달 초 CES 개막에 앞서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 달 초 CES(1월 6~9일)에 앞서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주재한다.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시장 환경 점검, 반도체 근원 경쟁력 회복 등에 대응해 내년도 기본 경영 방침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연초부터는 4·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전개될 전망이다.

"신발 끈 묶자"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재충전 독려...내년엔 '속도전'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만나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SK그룹은 연초 속도감있는 경영행보를 예고하며, 연말에는 종무식 없이, 29~31일 임직원들에게 연차 소진을 독려하는 등 재충전 시간을 유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ES 방문이 유력해 보인다. 최 회장은 최근 매년 CES를 찾아 글로벌 IT업계 동향을 살피고,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해 왔다. 조기 인사를 통해 '젊고 실행력 있는 조직'으로 색채를 강화한 만큼, 최 회장을 필두로 주요 경영진들이 속도감있는 행보가 예상된다.

"신발 끈 묶자"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재충전 독려...내년엔 '속도전'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제공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올해 업무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부터 연말까지 개인 휴가를 사용하는 권장 휴가 기간에 들어간다. 통상 다른 기업이 연초에 내는 신년사도 연말에 영상 메시지로 전달해 왔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란 해석이 나온다. 구 회장은 이번에도 주요 기업 중 가장 이른 지난 22일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신년사 영상을 보내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신발 끈 묶자"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재충전 독려...내년엔 '속도전'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종무식을 별도로 열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지난해에는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광명 이보플랜트에서 신년회를 열었고 모두 정의선 회장이 참석해 임직원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포스코그룹도 종무식을 하지 않지만 연말 휴가는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다.
HD현대의 경우 HD현대오일뱅크, HD건설기계, HD현대일렉트릭 등 일부 계열사들은 연차 사용 촉진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그룹 차원의 별도 행사는 없이 부서별로 자율적으로 종무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전날(24일)부터 오는 31일까지를 모든 직원이 함께 쉬는 공동 연차일로 지정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