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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자를 기증받아 낳은 자녀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친자 부정 소송을 건 남편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이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남편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와 남편은 지난 2015년 결혼한 10년 차 부부"라며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2020년 경, 병원 검진을 받았고 남편이 무정자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는 긴 상의 끝에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간절한 기다림 끝에 소중한 첫째 아이를 품에 안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고 했다.
부부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난해 협의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는 A씨는 "당시 남편은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매달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공증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A씨는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혼을 고민하던 시점까지 줄곧 한 집에서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워왔다. 그런데 이혼 과정에서 다툼이 격해지자 남편은 아이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고 말았다"며 "아이는 아빠의 입을 통해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 이후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A씨와 아이를 상대로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유전자 감정 결과 남편과 아이 사이에 혈연관계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A씨는 "부부가 합의해서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인데, 이제 와서 유전적 친자가 아니라고 하는 이유만으로 아빠의 책임을 모두 부정할 수 있는 거냐"며 "남편은 인공 수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아이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남편의 행동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냐"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신고운 변호사는 "친생 추정 규정은 문헌과 입법 취지, 혼인과 가족생활에 대한 헌법적 보장 등에 비추어서 혼인 중 출생한 인공 수정된 자녀도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며 "친생 부인의 소로 번복할 수 있는데,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다'라고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생자 부인을 결과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면 2년이 지나서 그 자녀의 법적 지위가 종국적으로 이 친생자로 확정된다"며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의 부자 관계라는 건 민법 규정에 따라서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유전자 검사에서 '혈연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부자 관계가 쉽게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정상적으로 혼인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 사이에서 인공 수정 자녀가 출생했다면 남편이 그 동의의 방법으로 자녀의 임신과 출산에 참여하게 되는 것 자체가 동의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 수정을 통해서 출산한 자녀의 경우에도 친자 관계가 존재한다고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자녀에 대해서 아버지로서 자녀가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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