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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법 개정, 어떤 주주를 위한 개정인가

[기고] 상법 개정, 어떤 주주를 위한 개정인가
최승재 세종대 교수(변호사)
1~2차 상법개정에 이어 현재는 자기주식을 의무소각하는 내용의 3차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1차 개정은 지난해 7월 3일 통과 후 그달 22일 공포됐고, 주요내용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사외이사의 명칭 변경 및 의무 선임비율 상향, 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이다. 이 중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한 개정은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시행됐다. 2차 개정은 곧이어 8월 25일 통과 후 9월 9일 공포됐으며, 주요내용은 대규모회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이다. 이들 상법 개정 후 법무부가 관련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상법 개정은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 방향과 절차에 있어 주주의 참여 확대, 기업 경영의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경영 강화, 지배구조 선진화 등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결국 주주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주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그룹인데, 상법 개정은 어떤 주주에게 이익이 될까.

일단 경영권을 가진 지배주주의 주주권을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룰의 확대나 이사의 충실의무 논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는 모두 소수주주권에 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개인주주들이 이들 권리를 행사하게 될까. 개인주주들의 연합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나, 결국 상법 개정에서 이익을 누릴 주주는 개인주주보다는 행동주의라고 불리는 그룹을 포함한 사모펀드들일 것이다. 이들은 자기주식을 의무소각해서 경영권방어가 취약한 상태가 되면 자신들이 바이아웃펀드로서 대상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시도를 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레버리지로 삼을 수단들을 늘린 것이다.

우리는 2026년 현재진행형으로 홈플러스 사태를 보면서 MBK라는 펀드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됐다. 2024년 11월 미국에서 펀드에 의해서 인수된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는 창업자의 정신을 잃고 숫자상의 이익만 추구하다가 '런처블즈(Lunchables)'가 중금속 이슈를 제기한 컨슈머리포트의 지적 이후 학교급식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들은 브랜드가 살아 있는 소스·스프레드 등 사업과 다른 식료품 사업을 두 개의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겠다고 했다. 버핏은 분할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고 주가는 7% 급락했다.

이사는 회사를 위해서 일해야 하고, 대주주건, 소수주주건, 펀드주주건 이사가 특정주주를 위해서 일해서는 안 된다. 이는 국회의원이 지역구의원이라고 해도 국가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상법 개정은 '어떤' 주주를 위한 개정인가에 대해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이사 책임 범위 확대로 인한 경영 의사결정 위축될 우려에 따라 경영판단의 법칙을 입법하고 배임죄를 폐지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회사, 총주주, 개별 주주 간 이익 충돌 시 판단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곧바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펀드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귀결돼서는 안 된다. 상법 개정논의에 있어서 주주의 이익이라는 명분 뒤에 실질적인 이해를 고려하고 전횡을 막을 수단도 강구되어야 한다.

최승재 세종대 교수(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