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권 정보미디어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 이어 이달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는 더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현실세계에서 상용 가능한 로봇이 최대 화두였다. 전시관을 직접 둘러보니 현재 피지컬 AI 산업 최전선을 이끌고 있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었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350개 기업이 MWC 무대에 선 중국은 업체 전시관 어디에나 AI 로봇을 배치했다.
아너는 록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빌리버(Believer)'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폰 상단에 돌출된 형태의 로봇팔에는 네모난 모양의 2000만화소 카메라가 360도로 회전하는 '로봇폰' 등을 선보이며 구름 인파를 몰고 다녔다. 바둑 두는 로봇, 가위바위보를 하는 로봇, 악수하는 로봇 등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강화한 프로토타입 형태의 로봇들도 대거 전시됐다.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G1'은 관람객에게 손을 들며 인사를 하는 등 상호 소통으로 주목을 받았다. 차이나모바일은 딤섬 등을 요리하는 로봇, 사용자에게 서빙하는 로봇 등 4대의 로봇이 운영하는 '로봇 레스토랑' 콘셉트로 전시관을 차렸다. 태블릿으로 주문 메뉴를 선택하면 로봇들이 쟁반 위로 만두 접시를 올리고, 컵에 차를 따랐다. 레노버는 AI 기반 '워크메이트 로봇' 시제품을 선보였다. 로봇이 실제 서류, 이미지를 인식해 화면으로 비추는 등 업무를 보조하는 스탠드 형태의 로봇이다.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경쟁에서 앞서게 된 건 데이터 역량 확보를 위한 국가 주도의 막대한 투자 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수직공급망을 구축했고, 병원·학교·커뮤니티 등 공공시설에서 데이터 수집 및 실증 실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 제조업 현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대규모 '실습 훈련'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중국 애지봇은 엔지니어 한명이 로봇 한대를 담당, 로봇에 지시나 복잡한 동작을 학습시키고 있다.
반면 한국은 포괄적 형태의 개인정보 보호 등에 가로막혀 데이터 수집·학습에 한계가 있다. 의료처럼 개인정보에 민감한 산업이 아니어도 동일한 규제에 묶여 비식별화된 데이터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피지컬 AI 실증환경도 주요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피지컬 AI는 자율학습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실생활에서 데이터 축적이 요구된다.
국가 AI 실증특구 지정 등이 필요한 이유다. 피지컬 AI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기업들이 데이터·인프라 제약 없이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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