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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증여 1년 새 '2배'…다주택자 "팔기보다 물려주자"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901건
70대 이상이 증여자 절반 이상 차지
세부담 여력있는 자녀 3040에 넘겨

강남 3구 증여 1년 새 '2배'…다주택자 "팔기보다 물려주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증여가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자녀에게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집합건물 증여는 총 901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514건)보다 약 1.8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강남3구에서 증여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증여 건수는 강남구 87건, 서초구 62건, 송파구 56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배(41건→87건), 1.9배(32건→62건), 1.6배(36건→56건) 늘어난 수준이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 중과를 시작으로 보유세 재편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증여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체 증여 건수는 지난해 12월 1054건으로 연중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송파구 잠실동에 17년 만에 공급된 대단지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입주가 시작되면서 부부 공동명의 등기가 늘어난 것이 반영됐다. 실질적인 자산 이전에 따른 증여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후 올해 1월 증여 건수는 평년 수준인 785건으로 줄었지만, 다주택자 중과가 확정된 2월에는 전월 대비 약 15% 늘어났다. 특히 2월에는 강남3구에서 입주 물량이 없었던 만큼 실제 증여 수요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령대별로 보면 증여자는 7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 수증인(증여를 받은 사람)은 강남구는 40대, 서초·송파구는 30대가 주를 이뤘다.
다주택자인 고령 부모 세대가 보유한 주택을 증여세를 부담할 여력이 있는 30~40대 자녀에게 넘기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증여나 급매가 절대적으로 많은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증가하는 추세인 것은 맞다"며 "가격대가 높은 주택일수록 지분을 나눠 증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증여를 고려하지만 자녀가 증여세를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 급매로 시장에 내놓는 사례도 있다"며 "시장 방향은 4월 이후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