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20대: 자산관리 '구조'를 짜는 법
가장 큰 비중은 주거비, 정부정책 적절히 활용
돈 모으는 것 자체는 목적 아냐...목표를 설정해야
1~3년 단기, 5년 이상 장기 계획 수립해야
비정기 지출 통제가 관건..통장 쪼개기도 실천
사진=챗GPT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일은 평생 반복되지만 재무설계는 늘 뒷전입니다. 하지만 돈에도 나이가 있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선택하지 않으면 방치되고, 방향을 잡지 않으면 빠져나갑니다. 우리가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돈의 흐름을 짜야 하는 이유입니다. [머니설계사무소]는 AFPK 자격인증기관인 (사)한국재무설계협회(IFPK)와 함께 '재무적 삶'의 설계를 지원합니다.
[파이낸셜뉴스] 자산관리에도 생애주기가 있다. 20대와 50대의 방식은 다르다. 첫 방향은 돈을 벌기 시작하는 20대에 설정된다. 이 '태동기' 때 스스로를 충실한 자산 관리자로 길들여 놓으면 그 이후가 수월해진다. 물론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크다. 그 격차를 좁히려면 선명한 계획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20대에게 재무설계는 단순한 재테크를 넘어 생존에 직결된 일이다.
주거비부터 아껴보자
여기 28세 남성 김지훈씨(가명)가 있다. 그의 삶을 살짝 엿보며 그 또래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보자. A씨는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서 서울로 올라왔다. 월급은 세후 260만원 정도다. 통장에 찍힌 금액을 처음 봤을 땐 그렇게 설렐 수가 없었다. 그간의 노력이 환산된 결과를 처음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지훈씨 통장은 텅 비어 있다.
그를 상담한 조형근 재무설계사(AFPK)는 가장 큰 구멍을 '주거비'로 파악했다. 원룸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75만원. 관리비와 공과금을 더하면 매달 90만원이 증발한다. 통신비를 내고 학자금 대출 상환까지 마치면 손에 남는 돈은 130만원 남짓이다. 명절이나 경조사라도 있으면 신용카드 할부에 의존해야 했다. 배달 음식을 줄여봤자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출이 좀 불어나는 달엔 저축과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조 설계사는 "단순히 '절약 의지'만으로는 돈을 모으기 어렵다"며 지훈씨 같은 20대들을 향해 4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이때 중요한 건 인지나 이해가 아니라 실천이다. 알고만 있는 것과 어설프지만 시작해보는 것 사이엔 광활한 간극이 있다.
서울 거주 청년이라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주거지원 사업을 확인해봐야 한다. 영민함보단 성실함이 필요하다. 지훈씨 근로소득은 중위소득 60%를 초과해 국토부 사업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그 수치를 150%까지 열어주는 서울시 청년월세지원 요건은 맞출 수 있다.
이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시행 중인 각종 전세임대, 매입임대주택 제도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생각보다 그 종류와 수는 많으니 수시로 해당 홈페이지에서 공고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지훈씨는 서울시 월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월 20만원을 아꼈다. 작은 돈처럼 보이지만 누적되면 효과는 불어난다. 조 설계사는 "매월 나가는 주거비 절감은 단순한 절약이 아닌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절감분은 저축의 토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28세 김지훈씨 지출 및 저축 내역. 지출이 많은 경우 월 소득(26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모으기만? 목표가 있어야
돈은 아끼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애써 확보한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돈에 '목적지'를 부여해야 하는 이유다.
지훈씨도 이에 근거해 '2년 안에 전세 보증금 3000만원을 마련해 월세 부담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언뜻 보기에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조 설계사는 청년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등을 받을 때 요구되는 최소 자기자본(10~20%) 기초자금으로서 현실적 기준점으로 제시했다. 통상 1~3년 단기, 5년 이상의 장기 계획을 중첩적으로 세워보는 게 권고된다.
이렇게 동력을 생성하고 내디딜 방향을 설정했다면 이제 비정기 지출을 통제할 차례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수립하는 단계다. 지훈씨 사례를 보면 적자 원인으로 명절, 경조사, 휴가비 등 불규칙한 지출이 꼽혔다. 이를 합산한 뒤 12개월로 나눠보니 매달 15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 예측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통제가 가능해졌다.
마지막은 돈이 새지 않는 구조를 짜는 일이다. 통장을 급여, 정기지출, 생활비, 비정기 지출 등으로 쪼개는 작업이다. 월급이 들어오면 주거비, 대출 상환 등 정기지출이 먼저 빠져나가고 비정기 지출 예산은 별도 통장으로 자동 이동하도록 만들어 놨다.
쓸 돈과 모을 돈이 분리되자 지훈씨는 저절로 긴축에 들어갔다. 기후동행카드 등 대중교통 할인 제도를 활용하고 식비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순수 월 생활비를 80만원 수준에 맞췄다. 절약한 돈은 자연히 저축으로 돌릴 수 있다. 조 설계사는 "소비 통제는 의지가 아니라 구조로 이뤄져야 오래 간다"고 조언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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