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신청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원금 수령 기준과 얽힌 다양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지원금 수령 여부가 개인과 가구의 재력 척도로 여겨지면서 타인의 형편을 의심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등 여러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해 연인의 가정 형편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자신을 공무원이라 밝힌 작성자 A씨는 "여자친구 부모님 두 분이 각각 대기업 생산직과 공무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거짓말이었을까 싶다"며 "결혼 상대로서 여자친구 부모님의 노후 준비가 걱정스럽다"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본인 부모 걱정이나 해라", "그렇게 조건에 연연할 거면 혼자 살아라"며 A씨의 태도를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A씨의 의심이 정부 지원금 산정 방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개인 소득이 아닌 '가구 단위'를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심사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자친구가 부모와 주민등록상 세대를 분리해 '1인 가구'로 등록되어 있다면, 1인 가구 소득 기준(월 약 385만 원 이하)만 충족하면 부모의 직업이나 소득과 무관하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동일 가구라 하더라도 고액 자산가 기준(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또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에 걸리지 않으면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어, 직업만으로 수령 여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월세 사는데 상위 30%?" vs "받으면 흙수저?"
지급 대상에서 탈락한 직장인들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체감하는 경제적 상황과 정부의 통계 기준이 동떨어져 있다는 불만이다.
자신을 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집도 차도 없이 원룸에 사는데, 서울의 수많은 아파트 집주인들이 지원금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교사 역시 "무직인 어머니와 2억 원대 집에서 거주 중이고, 내 연봉은 5000만 원 중반인데 내가 상위 30%라니 의아하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한 공무원은 "산정 기준일이 3월이라 성과상여금이 들어오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건강보험료 기준액을 초과해 탈락했다"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반면, 지원금 수령 사실을 알게 된 후 씁쓸함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한 직장인은 "고유가 지원금 받으면 흙수저냐. 신청하니까 되더라"며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고, 부모님의 경제 사정을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가구 소득 수준을 체감하게 되었다는 사연도 줄을 이었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자정 기준 고유가 피해지원금 1·2차 누적 신청자는 총 804만 42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지급 대상자(3592만 9596명)의 22.39%에 해당하는 수치로, 현재까지 총 2조 3743억 원이 지급됐다.
정부는 앞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1차 지급을 완료했으며, 18일부터는 올해 3월 부과된 건강보험료 합산액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대상 2차 신청을 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