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디. 기획예산처 제공
[파이낸셜뉴스]22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 신월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자전거 7대가 어지러이 놓였다. 자전거 주차장은 5대만 묶을 수 있었다. 칠이 벗겨진 검은색 자전거 뒷바퀴 위에는 폐지 상자가 묶여있었다. 80대로 보이는 노인이 센터 옆 화단에 앉아 유모차에 웅크린 강아지 털을 빗었다.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5분마다 큰 소리를 내면서 하늘 길을 뚫고 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수행하기 위해 센터 앞에 서있던 공무원들이 비행기가 지날 때마다 하늘을 올려봤다.
이날 박 장관이 '고유가피해지원금'을 점검하기 위해 신월1동을 찾은 이유는 주민들의 경제적 형편과 관련이 있다. 취약계층이 많은 만큼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고유가피해지원금을 알고도 신청을 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센터 간담회에서 양천구 김금희 복지정책과장은 "신월1동은 주민 수 1만8000명 중 1만5000명이 (지원금) 대상자에 해당하는 저소득 밀집지역이다"며 "5월21일 현재 대상자의 50.9%인 12만3137명에게 219억8900만원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1차 고유가피해지원금이 100% 신청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신월1동 1차 지원금 주민 92.3%만 받았다. 요양원 등에 있는 노인, 재소자 등이 미신청자로 보인다. 그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도 국민들이 어려워하고 있고 특히 취약계층이 주로 타격을 많이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를 미신청하는 분들이 있다"며 "(신청) 방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공무원들이) 가정 방문해서 안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분들인 만큼 꼼꼼하게 저희가 잘 찾아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신월1동 주민 10명 중 8명(약 83.3%)이 고유가피해지원금 대상이란 뜻은 소득이 낮은 주민들이 많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18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2차 고유가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되고 있다. 1차 고유가피해지원금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이 대상이다. 지원금액은 수도권,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기초수급자, 차상위 또는 한부모, 소득하위 70% 기준 등에 따라 10만원~60만원으로 나뉜다.
박 장관은 주민센터 방문을 마친 뒤 인근 신영시장을 방문했다. 시장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등 플랜카드가 붙었다. 박 장관은 궁증명가떡집에서 떡 7개를 2만1000원에 샀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했다. 떡집 상인은 "물가 좀 잡아달라"며 "상인은 소비자와 물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고유가·고물가로 인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매우 크다"며 "지역상권을 살리고자 고유가피해지원금을 나눠드리고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또 다른 상인은 고유가피해지원금이 부정 사용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한 상인은 "유흥업소에 (지원금) 카드를 주인에게 맡기고 (지원금 만큼) 사용하는 분들이 있다"며 "적절하게 돈이 쓰여야 하는데 다른 생각을 많이 한다.
만약 중동전쟁이 계속 이어지면 또 지원금을 줄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지역에서 쓸 것, 큰 규모 사업체는 쓰지 말라는 등 용도를 제한했는데 이를 우회해서 사용한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고유가피해지원금의 추가 지원에 대한 것은 편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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