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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 종전안 내민 트럼프… 亞 동맹엔 "방위비 올려라"

이란 동결자산 해제 등 불만 토로
잠정 합의 초안 MOU 끝내 퇴짜
호르무즈 해협 완전한 개방 요구
양국 군사적 압박속 동맹국 불똥
국방비 GDP 3.5% 수준 청구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최종 문턱에서 흔들리고 있다. 양측이 잠정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제동을 걸면서 협상은 재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과 이란 비핵화를 압박하는 가운데 아시아 동맹국들에는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며 군사적 부담 분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이란 종전 초안 '퇴짜'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이 마련한 종전 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고 수정안을 작성해 이란 측에 다시 전달했다. 당초 양국은 휴전 연장과 비핵화 협상 착수 등을 담은 초안에 잠정 합의한 상태였으며 트럼프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초안에는 휴전 60일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 휴전 기간 중 비핵화 합의 도출, 제재 완화 및 동결자산 해제 논의 등이 담겼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특히 이란 동결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 조항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를 "미국이 지나치게 양보한 합의"라고 비판하며 2018년 탈퇴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합의안보다 한층 강경한 조건을 제시하며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협상의 최대 쟁점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쟁 이전처럼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국제 수로로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전쟁 과정에서 확보한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해협은 전 세계가 자유롭게 이용하고 통행료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이란이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고 미국 기업과 개인의 통행료 관련 협의도 금지했다.

그러나 이란은 해협 관리 권한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한다. 전후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선박 통행료 부과도 추진 중이다. 전쟁 배상금은 미국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지만 해협 관리 체계를 유지하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양측은 협상과 별개로 군사적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헤그세스는 "대이란 해상 봉쇄는 철통같이 유지되고 있다"며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로 향하던 감비아 국적 상선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군은 해당 선박이 해상 봉쇄 조치를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 아시아 동맹엔 방위비 증액 요구

미국은 아시아 동맹국들에는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며 안보 부담 분담을 압박했다. 헤그세스는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늘릴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최근 국방비를 GDP 대비 3.5%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한 한국을 언급하며 "실용주의와 지도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치켜세웠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발언이 연내 개정이 추진되는 일본의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 문서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현재 GDP 대비 약 2% 수준인 방위비를 추가 확대할지 검토 중이다.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과 한국·호주 사례 등을 참고해 증액 규모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헤그세스와 회담 뒤 "일본 정부가 주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이 중동에 군사력을 집중하면서 동아시아에서 힘의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 과정에서 대만 무기 판매 문제가 협상 카드로 거론된 점도 일본 안보당국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