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국민 믿음 배신" 질타
내란특검 구형량대로 선고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의 선포 이유를 만들고자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는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12일 일반이적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각각 징역 30년과 15년을,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 여 전 사령관·김 전 사령관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시켰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게 비상대권과 비상조치를 발언했다"며 "지난 2024년 9월부터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후 정보사의 임무를 계획하는 등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이어 "이 사건 작전은 북한의 오물풍선 부양이 없는 시기에도 김 전 장관에 의해 진행됐다"며 "당시에는 오물풍선이 현저히 약화된 상황이었는데, 작전이 오물풍선대응이었다는 상황에서 물리적 수단 동원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 사건 작전은 비상계엄 선포 상황 조성을 위한 작전으로 인정되고, 정당한 군사작전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이유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이 모두 공동정범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작전으로 유사시 즉시 투입해야 할 군사력을 사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군사상 이익을 침해했다고도 봤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군에게 위법한 작전을 수행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군에 대한 일반적 지휘권한을 갖고 있다"며 "정당한 작전이 아닌 위법한 작전을 수행하게 한 것은 직무의 본래 수행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이들은 직권을 남용해 순차적으로 작전을 지시, 시행하게 하면서 군인들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대한 증거는 인정되지 않아 배제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작전의 실행으로 불필요한 군사력이 소모되었고, 군사적 충돌에 따른 우리 국민과 군의 안전에 대한 위험이 증대되었으며 군사상 기밀이 누출되는 등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이 침해됐다"며 "이 사건 작전의 실행에 따른 일반이적죄의 본질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군사작전이라는 외형을 만들어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은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사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국가비상사태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비상계엄 선포 권한의 목적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군인들을 군사작전이라는 외형을 만들어 사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은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 등 정당한 목적으로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국민의 기본적인 믿음을 배신했다"며 "실제로 북한이 강력한 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이는 피고인들이 기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김 전 장관은 김명수 전 합참장 등이 지속적으로 이 사건 작전 실행을 반대하였음에도 계속적·반복적으로 그 실행을 명령해, 북한이 강력한 도발을 하지 않은 점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삼을 수 없다"고 꾸짖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 등은 지난 2024년 10월께 북한을 군사적으로 도발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하는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작전 수행을 지휘한 김 전 사령관에게는 일반이적 혐의가 아닌 직권남용과 군용물손괴교사 등 혐의가 적용됐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