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자산관리 전문가 분석
하락장으로의 추세 전환은 아냐
급락때마다 분할매수 전략 유효
韓 주식·美 ETF 등 분산 투자를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역대급 폭락에 이어 기록적인 급등을 보인 한국 증시의 상황을 '투자심리' 문제로 해석했다. 5대 은행의 자산관리(WM) 담당 부행장·그룹장은 인공지능(AI) 과잉투자 및 수익성 우려, 중국의 노광장비 양산 소식 등이 모두 폭락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견조한 실적에도 '반도체' 관련 주가가 빠진 배경은 "주가 민감성이 높아도 너무 높은 탓"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3·4분기에도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하락장으로의 추세 전환 신호는 아니라며 완만한 상승세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자금여력이 있다면 분할매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적립식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또 개인이 단기 변동성을 활용해 트레이딩 매매에 나서거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강제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WM 담당 책임자들은 최근의 증시 폭락 원인으로 '일시적 패닉'을 꼽았다. 하락장으로의 추세 전환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일시적 하락…"분할매수 적기"
국민은행 WM고객그룹 전효성 부행장은 "(지난주 하락은) 반도체 차익실현 매물과 수급적인 쏠림이 유발한 조정일 뿐 하락 추세로의 전환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훼손된 투자심리가 언제 어떻게 회복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수 급락이 나타날 때마다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재규 자산관리솔루션그룹장 역시 "주도 업종 및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실적이 근본적으로 훼손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시장에 쏠려 있던 자금과 포지션이 단기적 의구심으로 인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발생한 충격"이라고 진단했다.
이재규 그룹장은 "현재 지수는 가격적 측면에서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중장기 관점에서는 매수 기회지만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될 수 있고, 고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확률이 높으므로 많은 자금을 한번에 투입하기보다는 하락 구간별로 나눠서 투자하는 분할매수를 하라"고 조언했다.
김진우 하나금융지주 WM본부장(부사장) 겸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은 "어떤 자산이든 가격이 급하게 오른 후에는 일정기간 조정을 겪는다"면서 "조정은 점차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주식시장은 횡보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트레이딩, 레버리지 금물"
김진우 그룹장은 "횡보장에서는 박스권 안에서 저점에 매수하고, 고점에 매도하는 트레이딩이 유용하지만 이는 전문가의 영역이라 추천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섹터가 더 오를지 알기 어려우므로 시야를 넓혀 다양한 투자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 주식은 물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와 중국 ETF, 그리고 안전자산인 미국 단기채 ETF와 금 ETF에도 골고루 투자하라"고 덧붙였다.
NH농협은행 개인금융부문 박현주 부행장은 "레버리지는 단기투자에 활용하되, 손절과 익절에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부행장은 "손절이든, 이른바 '물타기'든 투자 의사결정을 펀더멘털이 아니라 가격을 보고 결정하는 것은 실수"라며 "SNS·유튜브의 부정적인 전망을 편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는데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남 탓을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김선 자산관리그룹장은 "가격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점을 고려해 손절매를 지양할 시점"이라며 "변동성 위험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레버리지 투자는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 그룹장은 "특정 자산이나 업종 집중 투자보다 투자 자산·업종을 분산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 60(주식)대 40(채권) 투자전략 기준으로 주가 저평가 매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식 비중은 60%를 유지한다면 채권은 비중을 25%로 줄이고, 현금을 15% 확보하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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