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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LNG값 상승에 폭염까지… 한전 ‘역마진’ 공포 커진다

가스가격 상승분 이달부터 반영
SMP 손익분기점 146원 넘을듯
극한 폭염에 전력 수요도 급증
‘팔수록 손해’ 한전 재무 부담↑

중동발 LNG값 상승에 폭염까지… 한전 ‘역마진’ 공포 커진다
서울 시내의 건물들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모습 연합뉴스
중동발 LNG값 상승에 폭염까지… 한전 ‘역마진’ 공포 커진다
중동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충격이 5개월째 발전용 가스요금을 밀어올리며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1~2023년 역마진으로 한전의 적자가 대폭 불아났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전, 재무위험 '경계' 격상

11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8월 일반발전사업자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요금은 기가줄(GJ)당 2만2726원으로 책정됐다. 전월(2만522원)보다 2204원(10.7%) 오른 것으로 올해 들어 월간 기준 가장 큰 인상 폭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중동전쟁이 발발한 뒤 LNG 도입단가가 뛰면서 발전용 가스요금은 3월 GJ당 1만3731원에서 6월 1만7265원, 7월 2만522원을 거쳐 8월까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1월과 비교하면 누적 인상률은 39%에 달한다. 정부는 민생 부담을 고려해 가정용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발전용에만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전력도매가격(SMP)을 밀어올려 한전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SMP를 기준으로 전력을 사들인다. 전기요금은 정부정책에 따라 인상 폭이 제한돼 있어 도매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그대로 손실로 이어진다.

폭염 영향으로 지난달 29일 육지 기준 SMP는 ㎾h당 140.41원을 기록했다. 8월 가스요금 인상분이 온전히 반영되면 15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평균 SMP가 146원 수준을 넘으면 한전이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현재 해당 기준을 웃도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전은 지난 6월 초 내부 재무위험 관리단계를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가운데 3단계인 '경계'로 격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 측은 "'경계' 단계에서는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전력설비 유지보수 기준 효율화 등 대내외 자구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마진 악몽 재현되나

위기 인식에는 온도차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SMP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은 맞지만 연평균으로 보면 아직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후부 고위관계자는 "가스값이 올라 SMP가 오르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곧 고민해야 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가스 상승분이 8월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현실화되면서 한전의 경영 상태에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측 범위 안에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의 낙관적 인식과 달리, SMP 상승이 한전 재무에 실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한전은 지난 2021~2023년 3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며 누적 영업적자가 47조8000억원까지 불어난 바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SMP가 ㎾h당 최고 196.7원까지 치솟았는 데도 전기요금 조정단가 상한(±5원) 규제에 막혀 평균 판매단가는 120.5원에 묶여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이어졌다.
지금 한전이 대량 부채를 지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폭염에 따른 여름철 전력수요 증가와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겹치는 상황에서 가스요금발 SMP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한전의 재무 부담과 이를 둘러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단계별 세부 대응계획은 주가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하반기 LNG 관세 면제와 발전용 LNG 개별소비세 15% 인하 등 제도개선이 이뤄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