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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재정지출 1000兆… 나랏빚은 1700兆 'GDP比 49%' [2027년 예산안]

李정부 5년간 최소 4500조 투입
역대 최대 초확장 재정 정부 전망
반도체 호황 전제 국세 수입 낙관
기본소득 등 의무지출 50% 상회
세수 꺾이면 재정 부담 전가 우려

2030년 재정지출 1000兆… 나랏빚은 1700兆 'GDP比 49%' [2027년 예산안]
이재명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오는 2030년에는 본예산 재정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같은 해 국가채무도 1700조원으로 올해보다 300조원 이상 늘어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재명 정부는 임기 5년간 최소 4500조원 이상(누계)의 재정을 쏟아붓는 역대 최대의 '초확장 재정 정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향후 1~2년 정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돼 세수가 상당 폭 증가한다는 낙관적인 가정을 내놓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져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도 2030년 49.0%로 5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예상보다 일찍 꺾여 세수가 급감할 경우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씀씀이를 감당하는 데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우려된다.

1일 기획예산처는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재정운용계획(2026~2030년)을 발표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의무지출을 포함한 모든 재정사업을 재검토하고, 절감된 재원은 성장동력 확충과 양극화 완화 등 핵심과제에 재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운용계획을 들여다보면 재정 수입과 지출이 향후 4년간 급증한다. 반도체 호황과 경제 성장세 지속, 국세수입 호조 등으로 재정 수입(총수입)은 2026~2030년 연평균 9.9% 증가할 전망이다. 세수의 핵심기반인 법인세·소득세 등 국세 수입은 같은 기간 연평균 13.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총수입(70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내년은 180조원, 2030년은 380조원 이상 재정 수입이 확대되는 셈이다. 국민의 조세부담률도 높아진다. 내년에 29.8%로 올해(25%) 대비 4.8%p 오른 후 29%대로 유지된다.

지출도 역대급이다. 2030년 1000조원대 재정지출 시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연평균 8.4% 증가율로 2028년 894조6000억원(전년 대비 증가율 9.0%), 2029년 957조4000억원(7.0%)에 이어 2030년에는 1005조2000억원(5.0%)에 이른다. 재정지출 가운데 기초연금과 기본수당, 사회복지비용 등을 포함한 의무지출이 절반을 넘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의무지출이 연평균 8.5% 증가하고, 비중은 최대 53.5%에 이를 것으로 봤다.

재정수지도 변화가 크다. 2030년 국가채무는 올해(1412조원)보다 300조원 이상 늘어난 173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는 총세수 급증 영향으로 올해 107조원에서 내년 3조원으로 급감한 후 2030년 다시 100조원으로 늘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030년 마이너스(-)2.9%로 3%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의 일시적 세수 폭증으로 재정 여건이 좋아졌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 특히 아동수당(0~12세), 기초연금(만 65세 이상), 청년수당, 농어촌수당 등 각종 보편적 '기본소득'과 같은 의무지출이 대거 신설, 확대되면서 재정부담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의무지출은 한 번 지급하면 쉽게 줄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4대 공적연금기금에 들어가는 정부의 의무지출도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영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후기 고령화(75세 이상)가 심화할수록 소득 단절, 장기요양 돌봄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는 재정 수요의 양과 질이 달라지고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은 국가신용과 직결된다. 정부가 수백조원의 세금을 쏟아부어도 산업과 노동, 연금 등의 구조적 개혁을 수반하지 않으면 재정 투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재정기준점을 포함한 신뢰 가능한 중기재정체계를 강화해 재정 건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