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수세와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에 힘입어 주가 28만 원 선을 회복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실적과 목표주가를 둘러싸고 역대급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360조 원 안팎으로 의견이 수렴하지만, 2027년 전망치는 최고 590조 원에서 최저 346조 원까지 벌어지며 무려 244조 원의 격차를 보였다.
2027년 영업익 격차 244조… 'HBM 공급 잠식' 낙관론 vs '가격 급락' 피크아웃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358조~373조 원 수준으로 비교적 비슷하게 내다봤다. 그러나 2027년을 기점으로 전망은 극단으로 갈린다. 유안타증권은 2027년 영업이익을 590조4920억 원으로 제시한 반면, 키움증권은 346조4060억 원, BNK투자증권은 389조506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목표주가 역시 63만 원(유안타)에서 27만 원(BNK)까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낙관론의 핵심 근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따른 범용 D램의 품귀 현상'이다. KB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은 설비가 HBM 위주로 배분되면서 일반 서버 및 IT 기기용 범용 D램 공급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버용 고용량 DDR5의 납기(리드타임)가 최대 52주까지 늘어났고, 삼성전자의 D램 재고가 10일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투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고용량 메모리(DDR5, 기업용 SSD)로 확산하는 점도 수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비관론 진영에서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 위험을 경고한다. BNK투자증권은 세트(완제품) 및 데이터센터 서버의 메모리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 탄력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제조사들의 증설 물량이 본격화되는 2027년부터는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분기마다 급락세를 타며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30% 폭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2028년 영업이익이 254조 원대까지 축소될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외국인 3거래일 연속 순매수… 주주환원·추석 후 '전약후강' 기대감
실적 전망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속에서도 단기 시장 수급은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7거래일간 15% 이상 급등하며 28만5500원에 마감, 28만 원 선에 안착했다.
주가 반등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중순 대규모 매도세를 멈추고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3분기 분기배당을 포함해 연간 100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투자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3분기 현금배당만 30조 원 안팎(주당 약 45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통계상 추석 연휴 직후 코스피 시장의 상승 확률이 높았던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5년까지 22차례 추석 연휴 중 연휴 이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상승한 비율은 68%(15회)에 달해 '전약후강' 패턴이 뚜렷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 사이클이 장기화될지, 아니면 단기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부딪힐지에 따라 주가의 중장기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대규모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세부안이 발표되는 10월 이사회와 3분기 실적 발표가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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