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전쟁서 증명된 가성비 무기의 저력
수천만원짜리 드론 물량공세로 판 흔들어
크링크 과장된 주장 감안해도 실존 위협
서방에선 민간 방산 혁신으로 대응 나서
한국형 무인·정밀 무기체계 확충 시급
군비 경쟁 독트린 대전환 나서야 할 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25일 국방 발전 5개년 목표 수행을 위한 중요 무기시험을 참관하고 개량형 240㎜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155㎜ 자행평곡사포(자주포)용 사거리 연장탄의 성능을 점검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글로벌 전장의 현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고가의 정밀 유도무기체계 고도화와 저가의 비대칭 물량 포화 전술로 급격히 양분화되고 있다. 크링크(CRINK, 중·러·이란·북한) 진영의 카르텔이 저비용 자폭 드론과 대량의 재래식 화력을 융합해 서방의 방공망을 흔드는 가운데, 자유 진영 역시 민간 방산 혁신을 통한 '압도적 물량의 보복망'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양이 곧 질'이 되는 신냉전의 군비 경쟁 속에서 한반도 전구 역시 비대칭 포화 전술의 고도화된 시험대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2일 국방발전 5개년 목표수행을 위한 포 및 미사일무력 현대화사업 계획에 따라 국방과학연구 부문에서 갱신형 240㎜ 조종방사포탄 시험 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갱신형 240㎜ 조종방사포탄에는 자치정밀유도체계가 도입되였으며 탄도비행 방식으로 100㎞, 활공비행 복합방식으로 115㎞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北 핵·재래식 혼합 투발 고도화, 국경선 요새화 셈법은
북한이 최근 보름 사이에 감행한 일련의 군사 행동은 단편적인 무력시위나 과시의 차원을 넘어선다. 지난 12일 감행된 각종 공격무인기, 단거리탄도미사일(KN-23), 초대형방사포(KN-25), 화살 순항미사일 등의 복합 섞어 쏘기식 '화력습격훈련'에 이어, 지난 20일 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화성-11마, KN-23 계열 개량형) 활공 도약 기동 성공 주장은 한반도 전구 전반의 방공망 시스템을 정조준하고 있다. 해당 탄도·순항 미사일은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주요 기지 및 한반도 유사시 후방 지원·보급 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일본 내 핵심 군사기지까지 동시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의 '화살-1·2형' 및 '불화살-3-31형'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은 아음속(마하 0.75 ~ 0.85 수준)으로 비행 거리가 1500~2000km에 달하며 수 시간 동안 궤도를 바꾸며 우회 비행한다. 이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와 계룡대, 일본 요코스카의 미 해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나 초대형 방사포(KN-25)는 고체 연료 기반의 기습 발사가 가능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최대 비행 속도 마하 6 ~ 7, 하강 및 종말 단계 마하 4 ~ 5 수준, 추정)로 종말 단계에서 '풀업 기동'이 관측됐다. 주로 평양 이북에서 시험 발사하며, 요격 회피 능력 고도화를 추구하는 해당 미사일 역시 각도를 달리하면 수분 내에 우리 육·해·공군 본부는 물론 오산·군산의 미 공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북한이 공언했던 '인공지능(AI) 무인 공격 종합체'가 실전 배치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주장의 신뢰성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다층적으로 쏟아붓는 '물량 포화 전술'은 실존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셈법은 군사분계선(MDL) 북쪽의 불모지 조성과 전술도로망 확충, 지뢰지대 설치 강화 등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서 그 의도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전쟁론'의 군사 사상가 클라우제비츠가 강조했듯, 방어는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을 유인해 타격하는 더 강력한 공세적 수단'을 내포한다.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러·우 전장에서는 참호전과 넓고 평탄한 개활지를 활용한 기술적 살상지대(Kill Zone) 구축 군사교리가 적용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교리를 학습한 북한은 유사시 지뢰지대를 회피하는 우리 군의 전력을 드론의 유도 시야가 확보된 불모지로 몰아넣고 '벌떼 자폭 드론' 등을 동원해 괴멸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전술도로망의 확충은 보급로 확보와 전방 병력 및 화력을 신속히 집결하고, 타격 후 즉각 회피·재배치하는 루트를 정비하려는 목적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국경선 요새와 적업은 단순한 방어벽 구축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전선 우리 군의 상시 감시망 공백 지대에서 발생한 아군 수색대의 지뢰 사고 정황은 이러한 비대칭 시나리오가 실존적 위협임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중·러를 뒷배로 핵 무력을 내세우며 수시로 우리 군과 유엔사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전술 도발 감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방산 스타트업 '코버넌트'가 제조 공정을 단순화해 연간 1만2000발 규모의 압도적인 대량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인 저가형 지대지 크루즈 미사일 '앤섬(Anthem)'의 비행 이미지. 기존 고가 유도무기의 재고 부족 한계를 극복하고 크링크(CRINK) 진영에 강력한 물량 압박을 가할 서방의 핵심 전술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코버넌트 제공
■美 '앤섬' 독트린과 우크라이나식 조달 혁신 韓 시사점
크링크 진영의 무차별적인 비대칭 물량 공세에 대응해 미국과 서방 진영 역시 혁신적인 판짜기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은 내년부터 자국과 이스라엘, 독일의 생산 기지를 기반으로 혁신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저가형 신형 전술 자산 대량 도입에 착수한다. 방산 스타트업 '코버넌트'가 제조 공정을 단순화해 개발한 지대지 크루즈 미사일 '앤섬(Anthem)'이 그 선봉이다. 기존 토마호크가 한 발당 최대 600만달러(약 80억원) 수준의 고가 무가체계인 반면, '앤섬'은 가격을 십분의 일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부터 연간 1만2000발에 달하는 대량 생산 라인을 가동하며 향후 3년 내에 미국의 유도미사일 재고는 2만 발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러한 압도적인 물량 공급망 구축은 크링크 진영에 강력한 군사적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비대칭 물량 포화 전술이 지배하는 신냉전 전장 환경은 전통적인 '관(官) 주도 고가 무기 조달' 체계의 사각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은 오는 2029년까지 드론 5만 대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으나, 실제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경직된 군 요구성능(ROC)의 과감한 파괴와 민간 유통 시스템 결합을 통해 현재 연간 300만 대에 달하는 압도적인 드론 생산망을 구축하며 매년 200만 대 이상의 무인 전력을 쏟아내는 생산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 스타트업들이 최소한의 작동 성능을 충족한 전술 드론을 민간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유사한 군 자체 조달 앱에 등록하면, 일선 최전방 지휘관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현장 작전 환경에 맞는 드론을 즉시 구매하고 대금은 정부가 사후 정산하는 구조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달 구조의 대전환 없이는 한국군이 지향하는 '50만 드론 전사' 양성은 요원하며 북한의 비대칭 양산 속도에 치명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제 우리 군도 진입 장벽을 합리적으로 낮추고 관련 생태계 조성과 함께 민간의 유연함과 신속성을 적극 수용하는 구조적 개혁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18일 중요 군수공업기업소들의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드론들이 줄지어 놓인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양(量)의 완성은 질(質)의 고도화' 韓 자강 독트린은
한반도의 대내외적 안보 가변성이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북한이 감행하는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의 전략적 이면과 핵과 미사일 고도화·드론 위협에 대한 냉철한 대처가 요구된다. 미군 전략·전술 자산과의 유기적인 연계, 한미일 군사협력의 공조 체제를 확고히 다지는 견고함이 동반되어야 적의 포화 전술을 압도할 수 있다. 무기 체계의 양적 확장과 함께 강력한 감시·정찰·정보 네트워크망 구축 등 질적 완성이 동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는 현대전의 승리를 위한 '킬웹(Kill Web)'과 '한국형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체계(K-JADC2)'를 구성하는 두뇌이자 신경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동맹 주도의 질적 네트워크 고도화 흐름은 다가오는 2027 회계연도 기준 미 국방수권법(NDAA)안에 담긴 국방비(전쟁부 예산) 지출 규모, 1조1500억 달러(약 1700조원)에서도 나타난다. 미국은 이 막강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이미 세계 최강의 고고도 군사위성망과 1만 기 이상의 저고도 위성망 등 촘촘한 첨단 정보망을 가동·확장하고 있다.
우리 군도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무력화할 '공세적 비대칭 상쇄 역량'을 고도화하고, 압도적인 경제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급한 한국형 무인·정밀 무기체계 확충을 위한 국방 물량으로 치환하는 군비 경쟁 독트린 대전환에 나서야 할 시점으로 평가된다.
한반도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이 집중된 한복판에 위치한 지경학적 숙명을 안고 있다. 자강을 강화하면서도 굳건한 한미동맹 구축이 곧 자강이며 생존의 필수 전략인 이유다.
미 랜드연구소(RAND) 등 글로벌 싱크탱크들은 최근 인태 전구 보고서를 통해 역내 주요국인 한·일은 격변하는 신냉전 전장에서 국격에 걸맞은 방산 및 군사적 역할을 수행할 때 향후 동맹인 미국에조차 당당한 목소리를 내며 전략적 주도권과 생존을 담보할 핵심 열쇠를 쥐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선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보도에서 지난 20일 진행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가 "무기체계 기술 고도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신형무기의 시험"이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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