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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 경유 수출 재개 합의...수백만t 푼다"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러, 경유 수출 재개 합의...수백만t 푼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

러시아가 앞으로 경유 수백만t을 세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러시아가 우선 즉각 30만t 넘게 경유를 수출하고, 다음달에는 50만t, 이후 곧바로 100만t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러시아가 이후 자국 정유산업 여건을 감안해 추가로 경유 300만t을 더 풀게 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 약속을 받아냈다는 뜻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설비 공격을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다.

전 세계 경윳값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설비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치솟기 시작했다. 정유설비가 파괴돼 자국 내 공급이 달리자 러시아가 글로벌 시장에 경유 수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트럼프가 지난 2월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상황은 악화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뱃길을 끊으면서 걸프만 국가들의 정유 수출 길이 막혔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틀어쥐면서 걸프만 국가들은 옴짝달싹 못할 지경이 됐다.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산업과 물류의 핵심 연료인 경윳값이 치솟자 트럼프는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자신의 지지 기반인 농민들이 높은 경유와 비료 가격으로 인해 트럼프와 공화당에 등을 돌리자 위기감을 느껴 공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는 경유 가격을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공급 감소라는 펀더멘털에 가로막혀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해왔다. 이란 전쟁을 멈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아무 성과도 없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만 준 채 전쟁을 끝내면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어 이 방안은 택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는 미 정유사들의 경유 수출 금지 운도 띄웠지만, 그랬다가는 휘발유 가격만 끌어올리고 끝날 수 있다는 업계의 경고에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