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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이닉스 와르르…"떨어진다고 덥석 사면 안 돼" 증권가 경고

삼전·하이닉스 와르르…"떨어진다고 덥석 사면 안 돼" 증권가 경고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0.09% 내린 144만3천 원,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2천 원 마감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 공세와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대외 악재로 연일 급락하며 6000선마저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다. 10월 초 7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단 5거래일 만에 13% 넘게 주저앉았고, 장중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 전반에 패닉 셀(공황 매도)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외국인 매도 폭탄에 갇힌 K-증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8.89포인트(5.46%) 하락한 6035.35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7% 이상 폭락하며 5910선까지 밀려 지난 7월 말 이후 47거래일 만에 6000선이 일시 붕괴되기도 했다.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이탈하면서 지수의 기술적 추세선도 훼손된 상태다.

이번 급락장의 최대 뇌관은 외국인의 무차별적인 매도 폭탄과 이를 받아내지 못하는 취약한 수급 구조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은 4조 52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10월 누적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약 13조 원에 육박한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 원, 1조 원 넘게 물량을 받아내며 방어에 나섰지만 거센 지수 하락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하락세는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인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날 하루 동안 SK하이닉스(2조 3601억 원)와 삼성전자(1조 3599억 원) 두 종목에서만 3조 7200억 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82%에 달하는 규모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급랭한 배경에는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와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차세대 DDR5 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메모리 제조사의 중장기 점유율 및 공급 경쟁에 대한 불안이 부각됐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눈높이가 깐깐해진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그동안 지수의 하방을 지지하던 '버팀목'마저 사라졌다. 삼성전자의 15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지난 6일 종료된 데 이어, SK하이닉스의 매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수급 공백이 현실화됐다.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실적 호조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는 극심한 멀티플(가치평가) 디스카운트가 이어지고 있다.

대외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역시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2%대를 기록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9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고유가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경계감이 확산되며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성급한 저가 매수보다 리스크 관리 주문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 장세를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수급 공백과 투자심리 악화가 주도하는 국면'으로 진단하며, 성급한 저가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고 미국 중간선거 등 주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이 추가 확대될 수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공격적인 비중 확대보다 주요 대외 이벤트의 전개 과정을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코스피 5000대 진입 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할 매수 접근을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14~15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그리고 ASML과 TSMC의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AI 수요의 견고함이 재확인되는지 여부가 국내 증시의 첫 반등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