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시장
강남3구·용산 작년 11월~올 8월
거래 급감해 비중 16.3%로 하락
외곽 12개구 비율은 57% 달해
서울 전체 가격 상승률은 9.3%
#1.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말 급한 사람은 이 근방 36개 중개업소에 매물을 모두 올려둔 사람도 있다니까요."(서울 서초구 인근 공인중개사)
#2. "기본 1억∼2억원은 뛰었어요. 서울 외곽 아파트 가격도 많이 올라서 부모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사실상 집을 살 수가 없지만, 문의는 어느 정도 오고 있습니다."(서울 성북구 인근 공인중개사)
14일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한강벨트(용산, 마포, 성동, 광진) 인근 중개업소. 한창 업무를 할 시간이었지만 사무실 방문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대책 발표 여파다. 서초구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이 안 나오는 점이 매매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라며 "현금을 가진 실수요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출규제로 외곽 쏠림 심화
지난해 10·15 대책의 핵심은 대출규제다. 15억원 이하의 물건에는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을 제한했다. 이미 서울에서는 한강벨트를 따라 중심부의 가격이 많이 올랐던 만큼 수요자들의 눈은 외곽으로 쏠렸다. 성북과 강북, 노원과 도봉뿐만 아니라 서대문과 은평, 구로와 금천 등 서울 외곽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며 집값 상승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요자들은 강남,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울 중심부 대신 외곽을 선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전체에서 거래된 아파트 비율은 강남3구와 용산이 16.4%를 기록했다. 반면 외곽 12개구는 56.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월별로 살펴봐도 지난해 11월 강남3구·용산이 32.5%를 기록했는데, 외곽 12개구는 39.3%였다. 대책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외곽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마포구는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아 최근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며 "매도자 중 급하게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1000만∼2000만원 정도 조정해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몰림에 가격은 상승세
외곽 수요 현상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북구로 13.61%를 기록했다. 강서구(12.51%)와 영등포구(12.46%), 구로구(11.79%)가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구(3.56%)와 서초구(4.79%)는 가장 적게 오르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6단지 84㎡가 대출규제 전인 지난해 9월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8월 15억4500만원을 기록하며 3억원 이상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삼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을 동시 적용해 인위적 수요 억제를 시도했지만, 정부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향후 부동산 정책은 규제와 징벌이 아닌 유연성과 공급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집값 누적 상승률은 9.33%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5.3%가 올랐는데, 60% 가까이 되는 수치가 10·15 대책 발표 이후 오른 것이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권준호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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