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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천원이라도 아껴야죠"…할인식품으로 끼니 해결하는 사람들 [낮은 곳의 기록자]

[소비기한 임박상품 찾는 짠테크족]
식품 매대서 30~40% 할인 판매만 '픽'
직장인 "월세 내고 나면 식비부터 줄여"

"몇천원이라도 아껴야죠"…할인식품으로 끼니 해결하는 사람들 [낮은 곳의 기록자]
15일 한 마트의 신선식품 매대에 채소와 버섯 등이 할인 판매되고 있다. 일부 상품에는 30~40% 할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식료품 가격과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마트에서 할인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소비기한이 임박한 도시락과 반찬, 육류 등을 저렴하게 구매해 한 끼를 해결하거나 가족의 식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할인 스티커가 붙은 상품을 먼저 고르는 청년부터 가족의 장바구니 비용을 아끼려는 중장년층까지, 마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정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어차피 오늘 먹을 건데 굳이 비싼 걸 살 필요가 없잖아요."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A씨는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 소비기한이 임박한 할인식품을 자주 구매한다고 했다. 정가를 주고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반찬과 즉석식품도 할인 스티커가 붙으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월세와 관리비를 내고 생활비까지 쓰고 나면 식비부터 줄이게 된다"며 "예전에는 먹고 싶은 걸 골랐다면 요즘은 할인하는 음식 가운데 고른다"고 말했다.

식료품비 부담이 커지면서 마트의 할인 매대에서 먹거리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비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당일 판매해야 하는 식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식비를 줄이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을 찾아 구매하는 사람도 있지만,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할인상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도 있다.

마트에서 할인 대상이 되는 식품은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부터 반찬과 육류, 유제품까지 다양하다. 제품과 매장에 따라 할인 시점과 할인율은 다르다. 같은 상품이라도 언제 구매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할인상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뿐 아니라 소비기한이다. 당일 먹을 음식인지, 며칠 동안 보관할 수 있는지 확인한 뒤 구매한다.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소비기한 안에 먹지 못하면 오히려 식비를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인 스티커 붙은 음식부터 고르는 청년들

"몇천원이라도 아껴야죠"…할인식품으로 끼니 해결하는 사람들 [낮은 곳의 기록자]
15일 한 마트에서 소비기한 등이 임박한 커피와 소스 등 가공식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일부 상품에는 40% 할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혼자 생활하는 청년들에게 외식비와 식료품비는 매달 부담해야 하는 생활비 가운데 하나다. 월세와 관리비, 통신비 등을 내고 나면 식비를 줄이려는 경우도 있다.

자취 중인 대학생 B씨(24)는 마트에서 할인하는 도시락이나 반찬을 구매해 끼니를 해결한다고 했다. 그는 "밖에서 밥 한 끼 먹으면 1만원 가까이 나가는데 매번 그렇게 먹을 수는 없다"며 "마트에서 할인하는 음식을 사면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 사는 경우 식재료를 여러 가지 구매해 직접 요리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했다. 소량으로 판매하지 않는 식품은 한 번 구매하면 여러 끼에 나눠 먹어야 하고, 일부는 다 먹지 못하고 버리기도 한다.

B씨는 "혼자 먹으려고 장을 보면 재료를 이것저것 사야 해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며 "할인하는 반찬이나 도시락은 한 끼 먹을 만큼만 살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고 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C씨도 식비를 줄이기 위해 할인식품을 구매한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상황에서 외식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르는 편"이라며 "할인상품이 있으면 사고 없으면 가장 저렴한 음식으로 고른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에 몇천원씩 아끼는 게 큰돈은 아니지만 매일 식비가 나가니까 신경을 쓰게 된다"며 "할인된 음식이라도 먹을 수 있으면 괜찮다"고 했다.

할인율에 따라 실제로 아낄 수 있는 금액도 달라진다. 정가 6000원인 식품을 30% 할인받으면 42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한 끼에 1800원을 줄이는 셈이다. 같은 금액을 한 달 동안 20차례 절약한다면 3만6000원이 된다.

매장에서는 재고와 상품 상태, 소비기한 등을 고려해 할인 여부를 결정한다. 일부 즉석식품은 당일 판매가 끝나기 전에 가격을 낮추기도 하지만, 할인 시작 시간이나 할인율은 매장마다 차이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트에 방문한 시간과 상품 재고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할인식품도 달라진다. 원하는 음식이 없으면 다른 제품을 구매하거나 할인상품 구매를 포기해야 한다.

가족 식비 줄이려 할인 매대 찾는 중장년층

"몇천원이라도 아껴야죠"…할인식품으로 끼니 해결하는 사람들 [낮은 곳의 기록자]
15일 기자가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해 할인 판매 중인 미역국과 밥을 구매해 저녁 식사로 준비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할인식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청년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거나 은퇴 이후 생활비를 줄이려는 중장년층도 할인 매대를 이용한다.

50대 주부 D씨는 장을 볼 때 할인상품을 먼저 확인한다고 했다. 가족이 함께 먹는 육류나 반찬은 구매량이 많아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고기나 반찬을 몇 가지 사면 금방 몇만원이 나온다"며 "당일 먹을 음식이라면 할인하는 걸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무조건 구매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가족이 먹을 양을 고려해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고, 냉장 냉동 보관이 필요한 식품은 상태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그는 "싸다고 여러 개 샀다가 다 못 먹으면 결국 버리게 된다"며 "당일 먹을 반찬이나 바로 조리할 고기를 중심으로 고른다"고 말했다.

식료품 지출 늘어…저소득층 식비 부담 더 커

식료품비 부담은 최근 가계 지출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식료품 비주류음료 지출은 43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93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같은 기간 음식 숙박 지출도 3.5% 증가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식료품비 부담에도 차이가 있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비지출의 21.1%를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사용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비중은 12.0%였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37만2000원이었다. 이 가운데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분위보다 9.1%포인트 높았다.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식료품비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이다.

식품 가격도 1년 전보다 올랐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생활물가 가운데 식품 부문은 1.6% 올랐다.

다만 모든 식품 가격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하락했다. 신선과실 가격은 11.1% 내렸지만 신선어개는 5.0% 상승하는 등 품목별 차이가 있다.

할인식품 살 때 소비기한·보관방법 확인해야

한편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소비기한이 임박한 식품은 보관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냉장식품은 구매한 뒤에도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소비기한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정해진 보관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식품이 변질될 수 있다.

도시락이나 김밥처럼 보관 기간이 짧은 식품은 구매 후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육류와 유제품도 소비기한을 확인하고 제품에 표시된 보관방법을 지켜야 한다. 포장이 손상됐거나 냄새, 색깔 등 제품 상태에 이상이 있다면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할인상품을 구매할 때는 가격뿐 아니라 소비기한 안에 먹을 수 있는 양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여러 개를 샀다가 다 먹지 못하고 버리면 오히려 식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앞서 만난 직장인 A씨도 할인상품을 구매할 때 필요한 양만 고른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할인하는 걸 여러 개 사기도 했는데 다 못 먹고 버린 적이 있다"며 "요즘은 그날 먹을 것만 산다"고 말했다.

A씨는 "월급에서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 보니 먹는 데 쓰는 돈이라도 줄여야 한다"며 "오늘 먹을 음식이면 할인하는 걸 사는 게 낫다. 앞으로도 마트에 오면 할인상품부터 확인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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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