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차입금 상환에도 고금리 조달 지속
영구채 2000억 콜옵션 미행사…이자 70억 증가
6개월짜리 사모채도 연 6.7%…680억원 조달
내년 회사채 880억 만기…차환 부담 가중
PRS 3799억까지…신평사 "실질 재무부담 더 커"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효성화학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효성화학이 1조원 넘는 빚을 갚고도 고금리 자금조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금리가 연 11.8%로 치솟은 데 이어 6개월짜리 단기 회사채마저 연 6.7%에 발행했다. 자산매각과 지주사 지원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높은 이자 부담에 단기채 차환 압박까지 겹친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전날 1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연 6.7%에 발행했다. 만기는 2027년 5월 5일로 6개월물이다. 지난달 30일에도 80억원을 연 6.75%에 조달했다. 9월 30일 발행한 500억원까지 최근 세 차례 사모채 발행액은 680억원이다. 모두 만기가 6개월 안팎이지만 금리는 연 7%에 육박한다.
주목되는 것은 대규모 차입금 상환 이후에도 높은 조달금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과 온산 탱크터미널 등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1조1192억원의 차입금을 순상환했다. 그럼에도 지난 3월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조6069억원에 달했다. 특히 단기성차입금이 1조2812억원으로 전체의 79.7%를 차지했다.
기존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부담도 급증했다. 효성화학은 2024년 2월과 9월 각각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올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금리가 연 8.3%에서 11.8%로 3.5%p 뛰었다. 두 채권의 연간 이자 부담은 기존 166억원에서 236억원으로 70억원 늘었다. 당장 원금 상환은 미뤘지만 고금리 부담은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효성화학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총 4000억원이다. 지난해 12월 지주사 효성이 전액 인수한 1000억원 규모의 신종 후순위 전환사채(CB)까지 합하면 신종자본성 채권은 5000억원에 달한다. 일반 회사채를 포함한 채권 발행잔액은 5880억원이다. 현재 표면금리를 적용한 연간 이자 부담은 단순 연율 기준 약 443억원으로 계산된다. 이는 금융기관 차입금 등의 이자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문제는 차환 부담도 계속된다는 점이다. 효성화학은 내년 3월 200억원을 시작으로 4월 580억원, 5월 100억원 등 총 88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최근 연 6%대 후반으로 조달한 사모채 680억원이 모두 내년 4~5월 만기를 맞는다. 높은 금리로 확보한 단기자금을 불과 6개월 안팎에 다시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구조다.
베트남 법인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도 부담이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효성비나케미컬 지분 49%를 매각하면서 약 3799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2028년 6월 정산 시점에 기초자산 가치가 기준가격을 밑돌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회계상 차입금 축소와 별개로 잠재적인 현금 유출 위험이 남아 있는 셈이다.
효성화학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711억원을 기록했지만 3·4분기에는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차입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산을 매각한 상황에서 본업의 수익성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신종자본증권과 베트남 법인 PRS 계약의 채무적 성격을 고려하면 효성화학의 실질 재무 부담이 재무지표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업창출현금을 통한 차입부담 완화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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